연구성과

화학 류순민 교수팀, 그래핀 ‘물’과 ‘산소’ 때문에 성질 변한다

2019-11-11 460

[계면 확산에 의한 이차원 물질의 산화-환원 원리 규명]

음식물을 오래 내버려 두면 부패하고, 과일을 깎아서 공기 중에 두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일상생활에서 목격하게 되는 산화·환원 반응이다. 그래핀과 같이 차세대 신소재로 주목받는 2차원 물질의 물리적인 성질을 제어하는 기본 원리 역시 바로 이 산화·환원 반응에 의한 것임이 밝혀졌다.

화학과 류순민 교수, 통합과정 박광희씨·강하늘씨 연구팀은 대기 중 2차원 물질의 원자에 외부 전하가 유입되는 도핑현상이 물과 산소의 산화·환원에 의한 전기화학적 반응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다. 실시간 형광 이미징을 이용해 대기 속 산소와 물 분자가 매개하는 전기화학적 산화환원반응을 관찰한 것인데, 이 방법에 따르면 2차원 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제어할 수 있게 됨으로써 휘어지는 영상소자, 초고속 트랜지스터, 차세대 배터리, 초경량 소재 등 2차원 반도체의 응용성을 한 차원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핀과 이황화텅스텐과 같은 2차원 물질은 원자 몇 개에 해당하는 나노미터 단위(nm, 10억 분의 1m)의 두께를 갖는 물질이다. 얇고 잘 휘어지면서 단단한 특성 때문에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에 적용할 수 있어 꿈의 소재라 불린다. 하지만 모든 원자들이 물질의 표면에 존재하므로 기온, 습도 등 주변 환경에 따라 쉽게 변조되거나 변형이 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제껏 이러한 변형 현상에 대한 비밀이 명확히 풀리지 않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이황화텅스텐의 실시간 광발광 이미징*1 방법과 그래핀의 라만 분광법*2을 이용하여, 2차원 물질과 친수성 기판 사이에 나노미터(nm) 규모의 높이를 가지는 공간에서 산소 분자가 확산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해당 공간에는 반응을 매개할 수 있는 양의 물이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염산과 같은 산성 용액에서 일어나는 전하 도핑현상 역시 같은 원리로 용존 산소량과 수소 이온 농도(pH)를 이용해 제어되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2차원 물질이나 다른 저차원 소재의 전기적·자기적·광학적 성질을 제어하는데 필수적인 기초 원리이다. 이 이론은 2차원 물질이 주변 환경에 의해 변형되는 것을 막는데 필요한 전처리와 플렉서블, 스트레쳐블 디스플레이를 위한 박막봉지(Encapsulation)와 같은 후처리 기술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류순민 교수는 “실시간 형광 이미징을 이용해 대기 속 산소와 물 분자가 매개하는 전기화학적 산화환원반응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밝혀 물성 제어를 위한 기본 원리를 제공하게 되었다”며 “이 반응은 2차원 소재뿐만 아니라 양자점, 나노선과 같은 물질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저차원 물질에 기반한 나노과학기술의 발전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성과는 최근 과학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으며,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광발광 이미징
레이저 광과 같은 강력한 단색의 여기광을 대물렌즈의 관측 시야(field of view)에 한 번에 조사하여 대면적의 형광 세기 이미지를 얻는 방법.

2. 라만 분광법
레이저 광과 같은 강력한 단색의 여기광을 쬐었을 때 분자의 진동수만큼의 차이가 있는 산란광이 생기는 현상인 라만 효과에서 분자의 진동수를 구하는 분광법. 적외선 분광법에 비해 공간 분해능이 높고, 보다 다양한 시료에 적용되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