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학 안교한 교수팀, 치매 발병여부와 진행경과 알려주는 생체표지 물질 발견

2016-12-23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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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의 전망에 따르면 2050년 세계 치매 인구는 현재의 3배를 넘어 무려 1억3500만명에 육박할 예정이다. 그 중 70~80% 가량이 알츠하이머 환자인데,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알츠하이머 질환은 조기 진단을 통한 완화치료가 유일한 해결책으로 알려져 있다.

화학과 안교한 교수팀과 서울대 묵인희 교수팀이 이광자 현미경¹*을 이용한 생체 내 영상화(in vivo two-photon microscopy imaging)로 알츠하이머 질환 여부와 진행도를 나타내는 새로운 생체표지 물질 발견에 성공했다.

알츠하이머에 연관된 또 다른 물질은 모노아민 옥시데이즈(Monoamine Oxidase, 이하 MAO)라는 효소이다. 이 물질은 알츠하이머 질환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측되어 왔지만 기존의 단편적인 연구 결과로는 이 사실을 입증하기에 충분치 않았다. 베타아밀로이드는 물론이고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MAO를 기존의 생체 내 영상으로 관찰하기란 매우 까다로워, 뇌를 적출하여 효소의 양을 정량하거나 활성도 분석을 통한 체외 연구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안 교수와 공동연구팀은 이광자 현미경을 사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투과력이 좋은 이광자 현미경은 살아있는 조직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오랫동안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고, 긴 파장을 이용해 빛의 손실 없이 초점 부위에 집중되어 뛰어난 고화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베타아밀로이드와 MAO를 감지할 수 있는 이광자 형광체를 개발, 진단에 적용하는 이광자 형광 프로브(probe, 탐침) 방식으로 알츠하이머와의 상관관계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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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 기법을 사용해 살아있는 쥐의 뇌 속에서 알츠하이머의 진행에 따라 MAO가 점차 활성화 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데 성공했다. 베타아밀로이드와 MAO를 동시에 관찰한 결과, 알츠하이머가 진행 될수록 아밀로이드 플라크²*가 늘어나고 그 주변에 MAO의 분포도 더욱 활발해 진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낸 것이다.

특히, 연구진에 의하면 알츠하이머 질환의 경과에 따라 MAO의 활성 또한 초기-활성화-포화의 세 단계로 진행된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MAO가 알츠하이머의 발병 여부 뿐만 아니라 진행경과도 나타내는 ‘바이오 마커’로서 조기 진단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연구팀의 결과는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의 주요 학술지 중 화학, 의학, 생물 등 학제 간 연구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중요한 연구 성과를 다루는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에 최근 게재되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안교한 교수와 김도경 박사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알츠하이머 진단을 위한 생체 표지 물질 연구와 관련 메커니즘의 규명, 나아가 치료제의 개발 등 관련 후속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연구실과제,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 및 보건복지부, 캘리포니아주립대 선도 연구 장학 프로그램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사진설명]

이광자 분자 프로브를 이용해 알츠하이머 질병을 유발시킨 살아있는 쥐의 뇌 속을 실시간 이광자 현미경으로 영상화한 자료임. 밝은 점들은 이 질병이 진행함에 따라 생성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이며, 나머지 배경은 분자 프로브가 모노아민 옥시데이즈 효소와 반응하여 생성된 화합물을 보여주고 있음. 이들 영역의 신호(형광 세기)를 분석 비교함으로써 두 인자 사이에는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고, 질병이 진행될수록 모두 증가하는 것을 밝힘.

[용어 설명]

1. 이광자 현미경(two-photon microscopy)
파장이 길고 에너지가 낮은 광자(photon) 두 개를 동시에 흡수하여 들뜬 상태에 도달한 후 방출하는 형광을 이용한 현미경으로 세포 및 생체 내의 생명현상을 분자수준으로 관찰할 수 있다.

2.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의 축적으로 이루어진 끈적끈적한 단백질 덩어리. 뇌세포 사이의 의사소통을 차단해 알츠하이머의 주요 증상인 치매를 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