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공 이건홍, 이보람 교수팀, ‘불타는 얼음’ 속 불안정한 수소 저장 新기술 나왔다

2018-12-28 1,044

가스하이드레이트에 수소저장 원천기술 개발

이건홍교수, 이보람 연구조교
미세먼지로 인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요즈음, ‘친환경차’인 수소차에 대한 수요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수소차가 보급되면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기술이 주목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서 활용되는 수소는 석유와 달리 지구 어디에서나 얻을 수 있는 에너지일 뿐 아니라, 연소할 때 미세먼지 등 공해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다. 하지만, 수소는 현존하는 가장 가벼운 기체인데다, 끓는점이 영하 250도를 넘을 정도로 극저온이라 새어나가기도 쉽고 저장하기도 어려웠다.

화학공학과 이건홍 교수‧이보람 연구교수팀은 UNIST,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미국 콜로라도 광업대학(Colorado School of Mines)과 함께 아주 낮은 압력 조건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 내부에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원천기술을 개발해 미국 화학회가 발행하는 물리화학 저널 ‘저널 오브 피지컬 케미스트리 C(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C)’지를 통해 발표했다. 이 성과는 오는 2월에 출판되는 오프라인 저널의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됐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얼음과 비슷한 결정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내부에 연소 가스가 저장되어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에 불을 붙이면 불꽃을 내며 타기 때문에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고체물질이다. 이 속에 저장하려고 하는 가스의 종류에 따라 하이드레이트를 형성할 수 있는 압력과 온도조건이 결정된다.

특히 수소처럼 크기가 작은 가스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1,000기압(1톤의 물질이 누르는 수준의 압력)이나 되는 초고압 조건이 필요하고, 열역학적 촉진제를 사용해야만 100기압 정도에서 수소 하이드레이트를 안정화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촉진제를 사용하면, 하이드레이트 구조 내부에 촉진제가 가스보다 먼저 저장되기 때문에, 촉진제를 많이 사용하면 가스의 저장공간이 줄어들어 실제로 수소 저장 매체로서의 하이드레이트는 실용성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런 본질적인 한계를 해결하기 위하여 ‘준안정성(Metastability)’의 거동을 연구했다. 준안정성은 바닥상태보다 에너지가 높은 상태로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상태로, 이 상태의 물질은 안정하지도 불안정하지도 않은 중간 상태에 위치한다. 이 때 특정 시간이 흐르는 등 한계점 이상의 외부적 요인이 생기면 바로 안정이나 불안정 상태로 변화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거동을 응용,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자기보존 효과를 정밀하게 조절하자, 고작 5기압 정도에서 수소와 질소를 하이드레이트 내에 저장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촉진제를 사용한 것의 1/20 수준에 불과하다. 또 10기압으로 올리자 가스 저장량이 기존의 6.2배까지 올라가는 효과까지 얻었다.

연구의 제1저자인 이보람 연구교수는 “해수담수화, 해리열 활용 등 국내외로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특성을 활용한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준안정성 거동을 활용한 연구를 더 진행하면 수소와 같은 가스 저장매체로서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활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교육부의 BK21 화공창의융합인재양성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