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공 차형준·용기중 교수 공동연구팀, ‘연잎’과 ‘홍합’의 강력한 콜라보…몸속 의료 기구에 적용하면 혈전과 유착 방지

2019-03-14 758

[복합적 생체모방을 통한 고내구성 초발수 표면 개발]

연구성과_상세_차형준교수_용기중교수

홍합 연구와 연잎 연구의 두 권위자가 만났다.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에서 바위에 딱 붙어있는 홍합의 접착 단백질을 연구하는 차형준 교수와 폭우에도 젖지 않고 물방울을 또르르 흘려보내 깨끗함을 유지하는 연잎을 연구하는 용기중 교수가 손을 잡고 몸속에 넣을 수 있는 초발수 표면(superhydrophobic surface)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박사과정 박태윤씨 팀과 용기중 교수박사과정 한기덕 씨 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홍합 접착단백질의 상분리 현상(phase separation)을 이용해 고강도를 지닌 초발수 표면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이 기술을 의학 분야에 적용해 혈관 안에 집어넣는 길고 가는 관인 카테터(catheter)와 특정 성분을 담은 부착제인 패치(patch)에 적용해 생체에 더 안정하고 항혈전(anti-thrombosis)과 항박테리아 특성이 유지되는 결과를 얻었다.

빗방울이나 이슬에도 잎이 젖지 않는 연잎의 구조를 모방해 만든 것이 초발수 표면이다. 하지만 내구성이 약해 실용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접착 물질들은 사람의 몸에 유해하기 때문에 몸에 직접 사용하기가 어려웠고 물속에서의 접착도 어려웠다.

여기에 홍합 접착단백질 기술이 더해졌다. 수중 환경에서 바위 등에 강력하게 부착해 살아가는 홍합의 접착단백질의 상분리 현상을 이용해 물속에서도 우수한 접착력을 지니는 비혼합성(immiscible) 홍합 접착제가 제조됐다. 홍합 접착제는 독성이 없기 때문에 우리 몸속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물속에서 안정적인 접착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두 기술이 합쳐진 비혼합성 홍합 접착제를 딥 코팅(dip coating), 스프레이 코팅 방식을 통해 몸속에서 사용하는 카테터와 패치에 적용해 초발수 표면을 제작했다. 카테터에선 항 혈전 특성이, 패치에선 혈액 내 수중 환경에서 접착력을 유지하며 상처의 봉합을 돕고 장기 유착과 박테리아 생성까지 막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실제 돼지 피부에 적용한 결과 홍합 접착제의 상처조직 봉합 특성을 인장력 실험으로 확인했고 항 박테리아 특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차 교수는 “우리나라 원천소재인 홍합 접착단백질을 이용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초발수 표면 제작에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고 의료 기구의 생체 내 이식 후 유착 방지를 위한 소재나 항혈전 특성이 필수적인 의료용 소재 개발에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용 교수는 “기존의 초발수 표면의 한계점인 내구성을 증대하고 일반 제조업에만 그쳤던 연잎 기술을 의료 분야로 확대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활용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응용소재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화학회 응용재료 및 계면(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으며 해양수산부의 ‘해양 섬유복합소재 및 바이오플라스틱소재 기술개발’과 한국연구재단의 ‘자연잎 융합 모방 표면제어 및 응용 연구실’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