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김윤호 교수 연구팀, 양자얽힘 손실 없이 재분배하는 기법 시현
* 사진설명: 김윤호 교수, 임향택 박사, 홍강희 씨(좌로부터)
양자통신*1, 양자컴퓨터*2와 같은 양자정보기술은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현대 정보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신기술이다. 이 양자정보기술이 다양한 영역에서 응용되기 위해서는 양자얽힘*3 현상 유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양자 상태는 주변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 하고 있어, 먼 거리에 있는 두 곳 끼리 양자얽힘을 전송하는 과정에서 결맞음 특성이 보호되지 못하고 결어긋남*4 현상으로 양자얽힘이 일부 소실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양자얽힘을 결어긋남 현상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양자 기술을 구현함에 있어 관련 학계의 오랜 난제로 남아 있었다.
물리학과 김윤호 교수, 통합과정 홍강희씨, 스위스 취리히 공대 임향택 박사 연구팀이 큐비트*5 변환을 이용하여 결어긋남 현상으로부터 양자얽힘을 손실 없이 분배하는 방법을 실험을 통해 구현하고, 관련 연구 성과를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를 통해 발표했다.
양자얽힘 감소 및 사라짐을 막을 뿐만 아니라 효율적으로 분배까지 가능한 방법을 찾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존 양자얽힘 보호방법의 한계를 뛰어넘은 기술로 평가된다.
양자얽힘을 보호하는 기존 방법들은 양자 상태에 대한 초기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하거나 결어긋남 현상이 특정한 대칭성을 가져야 하고, 때로는 보조 큐비트를 요구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그러나 연구팀이 제안한 이 방법은 초기 상태와 무관하게 적용 가능하며, 추가 큐비트나 양자 상태에 대한 대칭성도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거의 완벽에 가까운 성공 확률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초기 큐비트 상태를 결어긋남 현상을 겪지 않는 다른 큐비트 상태로 변환하면 결어긋남 현상을 효과적으로 우회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특히, 연구팀은 결어긋남 현상에 직접 대항하지 않고, 결어긋남 현상이 특정한 큐비트에만 작용한다는 점을 이용했다. 큐비트의 정보를 결어긋남을 겪지 않는 다른 큐비트에 인코딩했다가, 결어긋남을 피한 후에 다시 원래의 큐비트로 인코딩을 변환함으로서 손실 없이 양자얽힘을 분배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윤호 교수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원거리 양자 통신을 실제 구현할 때 양자얽힘을 분배하는 방안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자정보기술 개발의 걸림돌로 알려진 결어긋남 현상으로부터 양자얽힘을 보호하고, 손실 없이 효과적으로 분배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여, 양자정보기술 발전에 새로운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 사업(도약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용어설명]
1. 양자통신
정보를 빛의 기본입자인 광자의 양자 상태에 실어 전달하는 새로운 방식의 통신으로, 양자역학적 특성으로 빠른 속도, 정확한 정보전달 등 기존의 통신에 비해 많은 장점이 있다.
2. 양자컴퓨터
기존의 컴퓨터와 달리 한 개의 처리장치로부터 수많은 계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정보처리량과 속도가 종전의 컴퓨터에 비해 월등히 앞선 미래형 최첨단 컴퓨터다.
3.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
여러 양자계 사이에 존재하는 특별한 상관관계를 의미하며, 양자 통신, 양자 컴퓨터 등의 구현에 반드시 필요하다.
4. 결어긋남(Decoherence)
양자계가 결맞음을 잃어버리는 현상을 의미하며, 결맞음이 완전히 없어진 양자계는 양자정보처리에 사용할 수 없다.
5 큐비트(Qubit)
양자 비트, 혹은 큐비트(qubit)는 양자 정보의 단위다. 큐비트는 고전적인 정보 단위인 비트의 양자 역학 판으로 볼 수 있다.
[그림설명]
(a) 양자얽힘 분배 과정에서 편광얽힘 상태가 결어긋남 현상을 겪게 되면 양자얽힘이 줄어들거나 또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b) 큐비트 변환을 이용한 양자얽힘 분배 방법을 사용하여 양자상태가 결어긋남 현상을 겪기 전에 양자얽힘 상태의 인코딩을 편광 큐비트에서 경로 큐비트로 바꿔 주면, 경로 큐비트는 편광 큐비트에 대한 결어긋남 현상을 겪지 않으므로 결어긋남 현상 없이 양자얽힘이 전달될 수 있다. 결어긋남이 발생하는 지역을 통과한 후 다시 경로 큐비트로부터 편광 큐비트로 인코딩을 바꾸어 주면 초기의 편광얽힘 상태를 완전하게 분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