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주문하면 하루 만에 집까지 배송되는 택배는 최적화의 결과물이다. 택배를 보내면 택배차가 이를 싣고 ‘서브’라는 집하지로 이송한다. 이 물건은 큰 트럭에 옮겨져 물류 허브로 이동한다. 여기에서는 목적지 서브로 다시 물건을 분류해 재이송하게 되고, 서브에서는 다시 택배차가 최종 목적지로 이를 배달한다. 이때 허브와 서브를 어디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 택배 트럭의 경로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가 택배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기업 하나가 하루에 최대 500만 개의 물건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택배는 산업경영공학과 김병인 교수가 이끄는 로지스틱스 연구실이 최적화하는 연구의 대표 사례다. 연구실은 가장 적합한 물건을 가장 적합한 장소와 시간에 가장 적합한 양만큼 최소 비용으로 이동시키는 물류의 목적을 물건의 흐름을 연구해 이뤄낸다. 물건에 국한하지 않고 사람, 자동차 등 이동하는 모든 대상은 최적화 대상이 된다.

연구실은 40개가 넘는 산학협력 연구를 수행해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전국 수소 충전소와 공급망 배치를 분석하고 신호를 조절해 교차로 흐름을 최적화한다. 공장에서 사용하는 무인자동차의 자율주행 패턴을 분석하기도 하고, 병원에서 수술실 스케쥴을 잡는 전략을 연구해 환자에게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대중에 공개하기도 했다. 연구실은 교차로 신호 최적화 소프트웨어 ‘사이트(SITE)’를 개발해 연구실 사이트에 무료로 공개했다. 김 교수는 “사거리 교차로의 9개 신호 패턴 중 하나를 고르고 교통량을 입력하면 시뮬레이션이 자동으로 최적 주기를 찾아준다”며 “통과에 1분 30초 걸리는 교차로를 최적신호 주기로 1분 20초만에 통과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산업과 밀접한 연구를 한다는 연구실의 성과는 각종 수상 경력에서 드러난다. 연구실은 미국경영과학회에서 실제 산업 현장에서 최적화를 이뤄낸 기술을 선정해 수여하는 프란즈 에델만상을 받았다. 대한산업공학회에서 주관한 산학협력경진대회에서도 첫회와 2회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자신이 만든 알고리즘을 실제 현실에 적용해 효과를 보려 하는 이들과 함께 연구실은 조금이라도 세상을 좋게 만드는 최적화에 오늘도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