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변온동물, 온도에 대응해 수명 조절한다 (2009.5.12)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 ‘예쁜꼬마선충’ 이용해 온도와 수명 관계 밝혀내
변온동물도 항온동물처럼 온도 대한 조절 시스템 갖춰
美 UCSF 캐년교수, “고교 교과서를 다시 쓸 만한 연구성과”
주변의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지렁이, 개구리와 같은 변온동물(變溫動物)의 신경세포가, 주변 온도의 변화에 대응해 노화 속도와 수명을 조절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는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신시아 캐년(Cynthia Kenyon) 교수와 함께 변온동물 중 하나인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의 온도감응 신경세포가 온도에 따른 수명 변화를 스스로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과학전문저널 ‘셀(Cell)’의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를 통해 발표됐다.
일반적으로 예쁜꼬마선충은 섭씨 25도 정도의 온도에서 움직임, 음식 섭취와 소화와 발육이 빠르기 때문에 15도 정도의 환경에서 자란 예쁜꼬마선충보다 노화가 속히 진행되며 수명도 짧다.
이 교수는 실험을 통해 온도감응 신경세포를 없애면 높은 온도에서 훨씬 빨리 죽음에 이른다는 사실과 함께, 온도감응 신경세포가 스테로이드 신호 경로의 활동을 바꾸면서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의 온도감응 시스템이 25도 정도의 온도에서 노화의 진행을 억제하고 있으며, 이 같은 시스템은 항온동물(恒溫動物)이 체온을 조절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결론지었다.
이승재 교수는 “예쁜꼬마선충이 가진 온도감응시스템은 온도가 상승하더라도 노화 속도를 정상으로 유지하도록 한다”며 “이번 연구로 변온동물이 열에 대한 반응을 스스로 통제함으로써 수명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교신저자로 참여한 캐년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에 변온동물에 관한 단원을 다시 쓰게 할 만한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승재 교수는 앞으로 교육과학기술부 WCU(World Class University) 사업의 지원을 받아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하여 노화를 조절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찾고 이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밝히는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