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소식
산경 정우성 교수팀, ‘도시화의 역설’ 산업 혁신이 양극화 가속한다
– 韓·美·獨 공동연구팀, 도시 공공데이터 분석해 도시 성장 모형 제시
– 도시와 시골의 경계 인구 120만…공공데이터 기반 성장 정책 필요
서울의 빌딩 숲을 지나 한강 변을 잠시만 달려도 한적한 시골의 논밭을 만날 수 있다. 지금까지 도시화가 되면서 도시의 문화 형태가 도시 이외의 지역으로 발전·확대된다고 믿어왔다. 과연 도시와 시골의 경계는 무엇인가? 산업과 기술의 발달이 도시와 시골의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산업경영공학과 정우성 교수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켈로그경영대학원 윤혜진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홍인호 박사 등 국제 공동연구팀이 도시의 인구와 산업 자료를 분석해 도시의 성장 모형을 제안했다.
그동안 “대도시는 작은 도시에 비해 변호사의 수가 많고, 시골로 갈수록 농업 종사자가 많다”는 등의 산업 구성은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아주 작은 도시가 큰 도시로 성장하면서 산업 구조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관한 연구는 발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과거 16년간 미국 모든 도시의 고용과 산업 자료를 활용해 인구, 산업 그리고 고용 규모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지식 산업 중심의 ‘대도시형 경제’와 그렇지 않은 ‘소도시형 경제’는 대개 인구 120만 명을 기준으로 구별되었다. 대도시에서는 경영, 전문서비스, IT, 금융 등의 산업이 발전한다. 농업, 광업, 제조업이 주된 소도시는 점차 인구가 늘어나며 혁신적인 경제 구조로 변모한다.
정우성 교수는 “소도시는 1차 산업만으로 구성돼 있지만, 대도시는 지식 산업 뿐 아니라 모든 산업을 다 포함하고 있다”며, “자칫 도시 발전을 위해 전통적 산업은 버려야 하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각 도시 사이의 산업 유사성과 이동의 상관관계도 살펴보았다. 지역 간의 이동이 어려운 교육산업의 경우, 해당 도시의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고용도 늘어났다. 하지만 금융이나 IT 같은 산업은 더 좋은 환경을 갖춘 도시로의 이동이 수월하다. 특히 지식 산업은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이 훨씬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에 대해 노스웨스턴대 윤혜진 교수는 “최근의 기술혁신으로 도시 간의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 홍인호 박사는 “최근 스마트시티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도시의 공공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시민의 삶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활발하다”며 “도시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 8월 21일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