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생명/융합 김상욱 교수팀, 인공지능이 돕는 신약 임상시험, 더 이상의 실패는 없다
[김상욱 연구팀, 유전자 표현형 불일치 빅데이터를 이용해 약물 승인 예측]
신약 개발은 새로운 치료법을 찾고, 질병을 예방하는 등 의학과 인류의 건강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분야다. 그런데, 그 과정 중에서도 실험실에서 약물의 효능과 안정성을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관문인 임상시험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임상시험 단계에서 약물이 승인되지 않는 경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상 전 모든 단계를 통과한 약물이 왜 임상시험 단계에서 실패하는지 그 원인을 찾고, 약물의 승인 여부를 미리 추측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생명과학과 · 융합대학원 김상욱 교수, 생명과학과 통합과정 박민혁 씨 연구팀은 머신러닝*1을 이용해 임상시험 전 약물의 성공 가능성과 부작용을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의학 저널인 ‘더 란셋(The Lancet)’의 자매지인 ‘이바이오메디슨(eBioMedicine)’에 게재되었다.
임상시험 전 단계까지는 동물 또는 세포주*2 등을 모델로 실험이 진행된다. 이러한 모델들과 사람의 체내에서 약물 표적 유전자의 역할과 발현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약물의 효능이나 독성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그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 실험 결과와 달리 실제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모델과 사람에서 나타나는 약물 유전자 표현형 차이’에 주목했다. 약물 유전자 표현형은 약물 유전자가 발현되는 정도를 반영하는 지표로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 그 효과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임상시험을 거친 약물 약 2,500여 개를 대상으로 유전자 표현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약물의 유전자 표현형이 모델과 사람에서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 실제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위험한 물질로 분류된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임상시험에서 약물 승인 여부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연구는 약물의 화학적 정보만을 이용했기 때문에 모델과 사람 간 유전적인 차이가 반영되지 않았다. 반면, 연구팀은 화학적 접근 방식과 유전자 중심 접근 방식을 결합함으로써 보다 정확하게 약물의 안전성과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상욱 교수는 “그동안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성공 여부를 예측하는 기술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약물의 승인 가능성을 예측하여 신약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1.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컴퓨터를 학습시켜 패턴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거나 원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2. 세포주(Cell line)
생체 밖에서 계속적으로 배양이 가능한 세포 집합으로 세포주들은 다세포 생물의 분자생물학, 세포학, 생화학 연구에 널리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