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생명 임신혁 교수-이뮤노바이옴㈜ 공동 연구팀, 난치성 과민 면역질환의 발병과 진행 멈춘다
[POSTECH 공동연구팀, 효모에서 찾은 특정 구조 다당체의 염증성 질환 발병 억제 및 치료 효과 동물모델에서 확인]
난치성 과민 면역 질환인 염증성 장 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1과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경화증*2의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생명과학과 연구팀, 이뮤노바이옴㈜ 공동 연구팀이 효모로부터 추출한 다당체 혼합물을 투여했을 때,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과민 면역 질환의 발병과 진행을 억제하는 사실을 밝혔다.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국내 발병 숫자는 2019년 기준으로 각각 약 18,000명, 37,000명으로 10년 동안 약 2.3배 증가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경화증은 국내에 환자 수가 약 2500여 명이 있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서, 두 가지 질환 모두 인체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병하는 염증성 난치병이다. 염증성 장 질환과 다발성경화증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여전히 밝혀져 있지 않으며 유전적인 요인들과 함께 환경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질환들의 발병과 진행에는 단핵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T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가 관여하지만, 특히 T세포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는 이 질환들의 치료제는 전체적인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제제가 사용되고 있으나 이는 감염에 취약해지는 등의 큰 부작용이 있으며 아직까지 효율적인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POSTECH 연구진과 이뮤노바이옴 ㈜ 공동 연구팀은 면역체계 발달 및 조절 작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마이크로바이옴, 그리고 이들로부터 유래하는 활성 물질에 주목했다. 공동 연구팀은 인체 공생 미생물 중 하나인 효모에서 특정 다당체를 분리한 후 이들의 항염증 효능을 1차적으로 관찰한 후, 다시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와 핵자기공명 기법을 활용하여 다당체의 구성 성분과 화학 구조를 밝혔고 이를 토대로 하여 MGCP(Mannan/β-1,6-Glucan containing polysaccharides)라고 명명했다.
염증성 장 질환과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실험 생쥐 모델을 활용한 연구를 통해, MGCP를 투여한 생쥐에서는 염증성 세포인 1형 도움 T세포(T helper type 1 cell, 이하 Th1 세포)*3의 생성을 억제했다. 반면에 항염증 기능을 갖는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 이하 Treg 세포)*4의 생성을 유도해 염증성 질병의 진행을 선택적으로 억제했다. 또한, MGCP에 의한 면역 억제 반응의 작용 기전이 각각 수지상세포에서 발현하는 두 가지 다른 선천성 면역 수용체인 TLR2와 Dectin1에 매개되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면역 증강을 유도하면서 동시에 과민 면역 억제의 기능을 지니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 글루칸(β-glucan)’에 대한 면역학적으로 풀지 못한 질문에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알려진 베타 글루칸의 면역 반응 증강 효과가 β-1,3-glucan에 의한 효과임을 밝히고, MGCP를 구성하는 β-1,6-glucan은 과민 면역 억제 효과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특정 구조의 베타 글루칸을 면역 증강 또는 항염증 반응 유도제로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활성 물질을 바탕으로 차세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로 개발로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다당체의 화학적 구조에 따라 면역학적 효능이 결정된다는 것을 밝혔으며, 염증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다당체 MGCP를 발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임신혁 교수는 “MGCP 투여를 통해 염증성 T세포를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앞으로 부작용이 없고, 선택적으로 염증 반응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항염증 치료법 마련에 큰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1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1. 염증성 장 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
염증성 장 질환은 크게 크론병(Crohn’s disease, CD)과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 UC)으로 나뉜다. 크론병은 주로 소장을 포함한 전반적인 위장관에서 염증이 발생하여 생기는 질환이며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서 발생한 염증성 반응으로 인해 생기는 질병이다. 염증성 장 질환은 아시아를 비롯한 국내에서도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효율적인 치료법도 전무하여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으로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2.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
다발성경화증은 뇌와 척수로 이루어진 중추 신경계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 세포가 몸의 일부인 중추 신경계를 구성하는 신경 세포를 외부 인자로 인식하여 염증 반응을 일으킴으로써 신경 세포를 파괴하여 발생하는 질병이다.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뇌의 병변뿐만 아니라 심장, 폐, 신장, 피부 등 다양한 신체 조직에서 병변이 일어나며 기능 상실이 일어난다.
3. 1형 도움 T세포 (T helper type 1 cell, Th1)
면역 반응 중 세포성 면역 반응을 매개하는 T세포로 주로 세포에 감염된 박테리아, 바이러스 에 대한 면역 반응을 촉진하며 염증성 물질을 생성한다.
4. 조절 T세포 (Regulatory T cell, Treg)
면역학적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면역 세포로서 세포성 면역 반응과 체액성 면역 반응을 포함하는 전반적인 면역 반응과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T세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