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신소재 손준우 교수팀, ‘징검다리’ 놓아 저전력 반도체 소자 실현한다

2022-08-23 596

[손준우 교수팀, 반도체 소자 속에 백금 나노 입자 ‘쏙‘…소비전력 절반 ‘뚝’]

[메모리 효과 ‘100만 배’ 연장…차세대 저전력 소자 활용 기대]

청계천에 가면 징검다리를 건너는 시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천 양쪽의 길을 잇는 징검다리만 있으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단 몇 걸음 만에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반도체 소자 속에도 이처럼 ‘징검다리’를 놓아 소비전력을 절반으로 ‘뚝’ 떨어뜨린 기술이 POSTECH 연구팀에 의해 나왔다.

신소재공학과 손준우 교수·조민국 박사 연구팀은 백금 나노 입자를 삽입해 산화물 반도체 소자의 스위칭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

임계 전압에 다다르면 물질의 상(Phase)이 절연체에서 금속으로 급격히 바뀌는 금속-절연체 상전이*1 산화물질은 저전력 반도체 소자를 실현할 수 있는 핵심 소재로 각광 받는다.

금속-절연체 상전이는 나노미터(nm, 10억 분의 1m) 단위의 아주 작은 절연체 부분들이 금속 부분으로 변하며 일어나는데, 반도체 소자의 스위칭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소자에 가해지는 전압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었다.

연구팀은 백금 나노 입자를 활용해 소자의 스위칭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소자에 전압을 가하자 전류가 이 입자를 ‘껑충껑충’ 통과하며 빠르게 상전이가 일어났다.

소자의 메모리 효과*2 또한 100만 배 이상 늘어났다. 일반적으로는 전압을 차단한 뒤에는 곧바로 전류가 흐르지 않는 절연체 상으로 바뀌는데, 이 시간이 100만분의 1초로 극히 짧았다. 하지만, 백금 나노 입자 부근에 남아 있는 잔류 금속 부분으로 인해, 비교적 낮은 전압으로 소자를 다시 작동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자의 선행 작동을 기억할 수 있는 ‘메모리’ 효과를 수 초까지 늘릴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기술은 적은 전력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지능형 반도체 또는 뉴로모픽 반도체 소자 등 차세대 전자소자 개발에 필요한 핵심적인 기술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사업, 중견연구사업, 차세대지능형반도체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상전이
물질이 온도, 압력, 외부 자기장 등 일정한 외적 조건에 따라 한 상에서 다른 상으로 바뀌는 현상

2. 메모리 효과
선행 작동전압보다 낮은 전압을 인가했을 때 전도성의 채널이 재연결하여 선행 작동을 기억하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