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신소재 이장식 교수팀, 전기 먹는 하마 ‘알파고’ 단점 보완할 인공지능 시냅스 개발

2019-04-01 1,642

[강유전체 물질 도입해 고성능의 아날로그 메모리 특성 구현]

이장식교수김민규씨

인간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바둑을 딥러닝으로 학습해 인간을 이긴 알파고의 등장은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알파고의 경우 소프트웨어의 비약적인 발전에 비해 하드웨어는 기존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바둑 한판을 두는데 엄청난 전력을 소모한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알파고가 바둑 한 판을 두는 데는 전기세가 6천여 만원이 든다. 산업이나 일상생활에서 AI 기술 활용이 늘면서 대량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하드웨어 개발이 꼭 필요하다.

신소재공학과 이장식 교수·석박사 통합과정 김민규 씨 연구팀은 차세대 뉴로모픽 컴퓨팅용 칩을 만드는 과정에서 강유전체*1 물질을 도입해 고성능의 아날로그 메모리 특성을 보이는 새로운 시냅스 소자를 개발했다. 특히 본 연구에 사용한 강유전체 물질은 현재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이어서 바로 상용화할 수 있어 뉴로모픽 칩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연구 성과는 나노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최근 게재됐다.

딥러닝, 빅데이터 등은 정형화되지 않은 많은 양의 정보 처리 능력이 필요하다. 처리해야 하는 정보량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컴퓨팅 방식은 입력된 정보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폰 노이만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대량의 정보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 기억과 연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인간 두뇌의 사고 과정을 모사해 정보를 병렬적으로 처리하는 뉴로모픽*2 컴퓨팅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 쓰고 있는 폰 노이만 구조 컴퓨팅 방식에서 사용하던 반도체를 그대로 뉴로모픽 컴퓨팅에 사용할 경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소비 전력을 최소화한 뉴로모픽 칩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인간의 두뇌에서 핵심요소로 작용하는 시냅스를 모사할 수 있는 효율높은 소자 개발에 집중했다.

인간 두뇌의 정보처리 방식은 0과 1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디지털 방식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으로 많은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학습한다. 이러한 인간의 시냅스 특성을 모사하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정보 처리 방식이 필요한데 이를 강유전체 물질을 이용하여 구현하였다. 강유전체란 외부의 에너지가 없어도 스스로 전기적 분극을 유지하는 물질로 이 특성을 미세하게 제어하여 인공 신경망에 적합한 선형적인 아날로그 정보 제어를 구현하였으며, 이를 통해 인공 신경망 시뮬레이션 결과 숫자 이미지 패턴에 대한 인식률이 90% 이상임을 확인하였다.

기존에 연구되었던 강유전체 물질의 경우 두꺼운 두께와 높은 공정온도, 기존 반도체 공정과의 호환성 문제로 인해 사용에 제한이 있었다. 연구팀은 원자층 증착법을 이용해 나노 스케일 두께의 강유전체 물질과 산화물 반도체를 기판 위에 쌓아서 강유전체 트랜지스터를 만들었다. 저온 공정을 통해 제작할 수 있어 반도체 소자 제작시 장점이 있고, 금속-강유전체-반도체 구조에서 강유전체의 안정적인 분극 현상을 확인하였다. 이 공정에 사용되는 물질들은 현재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이어서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장식 교수는 “이 기술을 실제 뉴로모픽 칩에 사용할 경우 저전력으로 뉴로모픽 컴퓨팅이 가능하게 될 것이고, 모바일 기기, 무인자동차,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에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강유전체 (Ferroelectrics)
강유전체는 외부의 전기장이 없어도 스스로 전기적 분극을 유지할 수 있는 물질로, 전원이 없어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차세대 메모리로 알려진 강유전체 메모리 (Ferroelectric ram) 등에 활용

2. 뉴로모픽(Neuromorphic)
인간의 신경 회로인 ‘뉴런’을 모방한 회로를 만들어 연산과 저장을 한꺼번에 하는 인간의 뇌 기능을 모사하려는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