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총장 메시지]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께

2020-06-17 1,002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께,

안녕하십니까, 총장 김무환입니다.

7월로 연기되었던 학위수여식을 누구보다 고대해왔을 졸업생 모두에게 학위수여식을 결국 취소키로 했다는 유감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학위수여식은 학생들에게는 단순히 졸업장을 받고 학교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짧게는 2년, 길게는 십수 년에 이르는 기나긴 학업의 여정을 마치고 사회로 나아가는 첫 출발점입니다. 교수님들께는 뛰어난 인재들을 지도해주신 성과를 확인하는 자리이며, 학부모님과 가족분들께는 자녀의 성장을 눈으로 실감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또한, 지난 2월 POVIS를 통해 많은 졸업예정자가 학위수여식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기에, 저도 학위수여식을 개최해 모든 분께 축하와 존경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지만 코로나19의 계속되는 확산으로 무척이나 어려운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코로나 19는 그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수도권 내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학위수여식에 참석해주실 구성원 여러분과 가족들의 건강과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학위수여식이 대학과 대학 구성원에게 가지는 의미보다 구성원 모두의 안전을 우선시한 대학의 결정을 졸업생과 졸업생 여러분의 가족, 대학 구성원 모두가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졸업생 여러분이 시작하는 또 다른 여행의 시작에 앞서, 여러분을 직접 만나 졸업의 기쁨과 새로운 출발을 맞이한 설렘을 함께 나누길 기대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를 쓰는 지금도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학위수여식은 결국 취소되었지만, 지난 2월과 다름없이 포토존과 학위복 대여는 그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물론, 오랫동안 기다렸던 학위수여식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대학 생활을 즐겼던 캠퍼스에서 약소하나마 그 기분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랜 노력 끝에 스스로 얻어낸 결실을 확인하고 축하받는 자리인 만큼, 학위수여식 취소가 여전히 아쉽게 여겨질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늦게라도 학위수여식에 참석하고자 하는 졸업생이 있다면, 2021년 2월에 열릴 2020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토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2월 학위수여식에서 모두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덧붙이고자 합니다.

구글의 대표적인 연구소 구글X에는 “Think Big. Fail Fast. Do it Now”라는 포스터가 붙어있습니다. ‘원대하게 생각하라, 빨리 실패하라, 그리고 지금 당장 실천하라’는 뜻이지요. 이 슬로건에 담겨있는 의미는 새로운 혁신에 도전하다 만나는 실수 혹은 실패는 진정한 실패가 아니며, 혁신으로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뜻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캠퍼스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작은 실수부터 커다란 실패도 경험하게 됩니다. 그때 여러분이 그것을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기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많은 이들이 실패했던 경험으로 과감하게 도전하기를 꺼립니다. 실패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 경험, 혹은 다음을 위한 단계라고 생각한다면, 새로운 도전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POSTECH 설립에 있어 근본이 된 도전정신이며, 여러분과 여러분의 후배들이 배우고 나아가길 바라는 중요한 덕목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인생이라는 길고 긴 여행에서 맞이할 수많은 난관을 과감하고 담대하게 헤쳐가길 바랍니다. 혹시 넘어지거나, 발목이 붙잡히는 일이 생기더라도 툭툭 털고 과감하게 다음 여정으로 나아가십시오. 여행길에서 어려운 이들과 가진 것을 나눌 줄 알며, 더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배려하는 포스테키안이 되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 여행 도중 넘어져 일어나기 힘든 순간에는 여러분의 모교, POSTECH과 훌륭한 은사분들이 항상 곁에 있음을 기억해주십시오. POSTECH은 언제든 돌아와 어려움을 덜고 쉴 수 있는 곳이자, 길을 잃었을 때 지향점을 찾아줄 나침반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들의 건승, 그리고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2020년 6월 17일
총장 김 무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