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공·융합대학원 차형준 교수팀, “해조류+가시광선=인공배양육 잉크?”
[차형준 교수팀, 해조류 활용 고해상도 바이오잉크 개발]
몇 년 전, 프랑스의 한 일간지에서 ‘지구를 위해 해조류를 요리하는 한국’이라는 기사를 보도한 적이 있었다. 물컹거리는 식감 탓에 서양인들이 거의 먹지 않는 해조류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육류 생산과 비교했을 때 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낮아 단순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해조류로 배양육을 생산해 우리의 지구를 지키고, 아픈 사람들에게 필요한 인공장기 제작도 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화학공학과·융합대학원 차형준 교수, 화학공학과 박사과정 이상민 씨, 최근호 박사 연구팀은 해조류에서 유래한 천연 탄수화물과 인체에 무해한 가시광선을 이용하여 세포 생존율과 해상도가 높은 바이오잉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인 ‘카보하이드레이트 폴리머(Carbohydrate Polymers)’에 게재됐다.
3D 바이오프린팅은 세포가 들어있는 바이오잉크*1를 사용하여 인공장기나 조직을 제작하는 기술로, 조직공학과 재생의학 분야에서 잠재력이 풍부하다. 또,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배양육 제조에도 적용할 수 있어 푸드테크 분야에서도 주목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바이오잉크는 내부에서 세포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세포의 생존율이 낮고 인쇄 해상도가 높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연구팀은 해조류 탄수화물의 일종인 알지네이트(alginate)의 광가교*2를 통해 아주 미세한 크기의 마이크로 젤을 만들었다. 이 광가교 알지네이트 마이크로 젤을 이용해 세포의 자유로운 이동과 증식이 가능한 3D 바이오프린팅용 잉크를 개발했다.
이어,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잉크를 사용하여 3D 바이오프린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 젤 기반 소재의 빈 공간에 세포를 탑재한 바이오잉크는 기존 바이오잉크에 비해 세포 생존율이 4배 이상 크게 향상되었다. 또, 마이크로 젤은 일정 시간 동안 힘을 주었을 때 오히려 점도가 낮아지고, 형태가 변형된 후 원래의 형태로 다시 돌아올 수 있어 프린팅 결과물의 해상도와 적층 능력을 높여주었다.
연구를 이끈 차형준 교수는 “천연 생체물질을 기반으로 안정적이고 높은 세포 탑재 능력을 지니는 바이오잉크를 실제 3D 바이오프린팅에 적용하여 효과적인 인공 조직용 구조체를 제작했다“며,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한 개선과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실제 인공장기와 배양육 제작 시 널리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포스코홀딩스의 ‘창의혁신과제’, 농림축산식품부의 ‘고부가 가치식품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바이오잉크
바이오프린팅의 원료이자 3D 바이오프린터로 분사하는 세포가 포함된 재료이다.
2. 광가교
다리를 걸치듯 형성되는 결합을 ‘가교결합’이라고 하는데, 빛에 의해 개시되는 분자 간 공유결합 형성 반응을 ‘광(光)가교’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