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공 김원배 교수팀, 이산화탄소 ‘공장 굴뚝에서’ 다이어트한다

2020-01-28 1,095

[이산화탄소 직접 처리 가능한 고체산화물 전해전지 촉매 개발]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생태계 오염과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분해해 산업적 활용가치가 높은 다른 물질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계속돼왔다. 최근 POSTECH 연구팀이 발전소나 제철소 등 실제 산업현장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는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화학공학과 김원배 교수, 통합과정 박성민씨 연구팀은 황화수소가 포함된 이산화탄소에서도 효율적 환원이 가능한 고체산화물 전해전지(SOEC, Solid Oxide Electrolysis Cell)용 전극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이 연구는 재료분야에서 권위 있는 영국왕립화학회의 국제 학술지인 ‘재료화학A 학술지(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지금까지 이산화탄소를 분해하기 위해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의 역반응을 이용한 전해전지를 많이 사용해 왔다. 고체산화물 전해전지를 이용한 전기분해는 물과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변환할 수 있고, 추가적인 공정 없이 바로 합성가스를 만들 수 있어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발전소나 제철소 등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배출가스에 포함된 황화수소와 같은 불순물에 대한 내성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고체산화물 전해전지의 연료극으로 주로 사용된 니켈 기반의 소재는 황화수소에 매우 취약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금속 나노입자가 층상구조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표면에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용출(exsolution) 현상*1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니켈과 같은 금속 기반 소재에 비해 성능이 낮지만 황화수소에 내성이 강하다는 특징을 이용한 것이다. 고체산화물 전해전지가 작동하면 표면에 형성된 코발트-니켈 합금 나노입자 촉매가 이산화탄소 전기분해 반응을 촉진해 페로브스카이트의 낮은 성능 문제를 극복한다. 또한 층상구조 페로브스카이트는 황화수소가 표면에 흡착 및 반응하는 것도 억제해 전극의 안정성을 높여준다.

이렇게 개발된 소재를 사용한 고체산화물 전해전지는 하루에 1㎠의 면적당 이산화탄소 약 7.1ℓ를 전기분해하여 일산화탄소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황화수소가 포함된 이산화탄소에서도 90시간 동안 탄소 침적과 열화 없이 안정된 전기분해 성능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김원배 교수는 “층상구조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 자발적으로 형성된 코발트-니켈 합금 나노입자 촉매를 통해 기존보다 전기분해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라며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발전소나 제철소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황화수소가 포함된 배기가스 내 이산화탄소를 직접 처리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 지원사업, 과제번호:2017R1A2B2012318, 과제명:규칙적패턴 및 수직배향된 융합구조 촉매 플랫폼 제조 및 전극촉매 반응 연구),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너지기술개발사업, 과제번호:20182010106300, 과제명:고로기반 CO2 저감형 Hybrid 제철기술 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1. 용출현상
금속 혼합물 따위를 가열하면 그 성분이 분리되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