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공 김진곤 교수팀-신소재 정운룡 교수팀, “정전기는 당신의 움직임을 알고 있다”
[김진곤·정운룡 교수팀, 고분자와 자외선 이용해 정전기 촉각 센서 개발]
[“단 하나의 전극으로 다양한 신체 움직임 감지해”]
예기치 못하게 나타나 더 따갑게 느껴지는 정전기. 불청객으로 느껴지는 이 정전기도 쓸모가 있다. 신체의 움직임으로 전기적 신호를 만들어내는 정전기 소자(Triboelectric nanoagenerator, TENG)*1가 전력 공급원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전기 소자를 이용한 촉각 센서는 적은 전력으로도 다양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어 차세대 센서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기존 센서는 전기적인 연결선이 픽셀 수만큼 많이 필요해 대면적 제작에 한계가 있었다.
화학공학과 지능형 블록공중합체 자기조립연구단 김진곤 교수·통합과정 장준호 씨, 신소재공학과 하이브리드 나노소재 연구단 정운룡 교수·김동욱 박사 연구팀은 단 하나의 전극으로 다양한 신체 움직임을 감지하는 정전기 촉각 센서를 개발했다. 이 연구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열이 가해지면 상태가 바뀌는 열가소성 고분자(Thermoplastic block copolymer, BCPs)*2에 주목했다. 이 고분자에 자외선을 쬐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정전기 신호가 증가하는 현상을 분석한 것이다.
패턴이 있는 마스크를 통해 고분자에 자외선을 조사하자, 자외선을 받은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의 경계에서 전하가 넘어가지 못하는 보호벽이 만들어졌다. 즉, 자외선 조사만으로 정전기 신호가 각기 다른 패터닝을 만들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하나의 전극 연결선으로 다양한 신호를 낼 수 있는 정전기 촉각 센서를 제작했다. 그 결과, 접촉 위치와 순서를 비롯해 손바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움직임을 성공적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김진곤 교수는 “촉각 센서를 장갑처럼 사용하려면 변형성이 높아야 했지만 회로 설계에 한계가 있었다”며 “하나의 전극 연결선만으로 한계를 극복해, 향후 인공 피부와 같은 다양한 영역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창의적 연구진흥 사업과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정전기 소자(Triboelectric nanoagenerator, TENG)
서로 다른 두 물질을 마찰시킬 때, 접촉 표면에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소자.
2. 열가소성 고분자(Thermoplastic block copolymer, BCPs)
열을 가했을 때 녹고, 온도를 충분히 낮추면 고체 상태로 되돌아가는 고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