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공 노용영 교수팀, 반도체를 위한 어벤져스, 이 조합이면 가능해
[노용영 교수팀, 페로브스카이트 양이온 혼합 통해 트랜지스터 성능 향상]
영화 어벤져스에는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를 비롯한 여러 영웅이 나온다. 캐릭터들은 각각 고유한 능력과 매력을 갖고 있지만 그들이 모여 하나의 팀을 이룰 때 엄청난 시너지를 낸다. 이처럼 최근 반도체 분야에서도 어벤져스를 구성해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향상시킨 연구가 발표되었다.
화학공학과 노용영 교수 · Ao Liu(아오 리우) · Huihui zhu(휘휘 주) 박사 연구팀은 세 가지 페로브스카이트 양이온 공정을 통해 세계 최고 성능의 페로브스카이트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21일(현지 시간)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 학술지에 게재됐다.
N형 반도체는 전자의 이동으로 전류의 흐름을 만들고, P형 반도체는 정공*1을 통해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 두 반도체를 통해 전자 회로를 구성하므로 고성능 N형 및 P형 트랜지스터가 모두 필요하다. 그러나 반도체 소재 대부분 정공에 비해 전자 이동도가 우수해 P형 반도체 개발이 난제로 남아 있으며, 최근 국가에서도 이를 10대 난제 기술로 선정했다.
할로겐화물 기반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는 특이하게 높은 정공 이동도를 가진 반도체 재료로 차세대 고성능 P형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ABX3의 화학식으로 표현되는 페로브스카이트는 두 종류의 양이온(A,B)과 하나의 음이온(X)으로 구성된다. 연구팀은 여러 화합물을 조합하여 높은 성능을 지닌 P형 페로브스카이트 반도체 소재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2년 세슘-주석-요오드(Cs-Sn-I)의 조합으로 당시 최고 성능을 가진 트랜지스터를 개발해 Nature Electronics 학술지에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페로브스카이트(ABX3) 양이온 A의 자리에 각각 포르마미디늄(FA)과 세슘(Cs), 페닐에틸암모늄(PEA) 세 가지 양이온이 결합된 혼합물을 사용했다. 포르마미디늄과 세슘, 페닐에틸암모늄이 개별적으로 연구에 사용된 적은 있지만 세 가지 양이온을 모두 사용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결함을 줄인 고품질의 P형 페로브스카이트 반도체층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높은 정공 이동도(70 cm2V-1s-1)와 전류점멸비(108)를 지닌 트랜지스터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보다 빠른 속도의 컴퓨팅이 낮은 전력 소비를 통해서 가능하게 된다. 이번 결과는 현재까지 보고된 P형 페로브스카이트 트랜지스터 중 최고 수준이며, 현재 OLED 구동회로로 상용화된 저온 다결정 실리콘 기반 트랜지스터의 성능과도 거의 유사하다. 연구팀은 작년의 성능을 갱신하며, 또 한 번 세계 최고 성능의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노용영 교수는 “저온 공정 P형 반도체의 성능이 향상되어 N형 반도체와 비슷해지면 보다 빠른 성능의 전자 회로를 제작할 수 있고, 데이터 정보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반도체와 트랜지스터를 활용하는 전기 전자 분야에 널리 적용되길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사업과 국가반도체연구실사업, 삼성 디스플레이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정공
전자의 자리에 전자가 없는 경우 이를 정공이라 한다. 통상 전자가 빠져나가는 경우 그로 인해 비워진 자리를 정공이라고 하며, 전자와 반대로 플러스 1가의 전하를 갖는다. 정공 전하의 이동을 이용한 반도체 소재(소자)가 p형 반도체 소재(소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