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공 박태호 교수팀, 식품첨가제로 만드는 태양전지 “페인트”

2020-09-28 903

[친환경 용매에 녹는 양자점 태양전지 개발]

건물의 창문이나 외벽에 붙여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투명 태양전지나 창문에 에너지를 저장하는 창문형 태양전지 등, 커다란 패널로만 알려진 태양전지를 좀 더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다른 신재생에너지와 달리 태양빛은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형태만 간소화할 수 있다면 대도시에서도 필요한 에너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건축물도 만들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 김홍일 박사 , 이준우 박사 연구팀은 토론토대(University of Toronto)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무작위 공중합*1을 이용해 친환경 용매에 잘 녹는 고분자 물질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성과는 재료 분야의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최신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일명 ‘바르는 태양전지’는 용액공정으로 만들어진다. 태양전지 소재가 되는 유기물을 액체 상태로 만들고, 필요한 부분에 신문처럼 인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유기 소재를 페인트나 잉크처럼 만들어 사용하는데 있어서 기존에는 고효율을 내는 고분자가 독성이 낮거나 없는 용매에는 잘 녹지 않아 독성용매를 통해 공정하였다. 그리하여 실험실 수준의 연구는 진행이 가능하지만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연구팀은 비대칭 구조를 갖는 고분자 물질을 합성하고 용해도를 높여 식품첨가제로도 사용되는 친환경 용매(2-메틸아니졸)에도 녹을 수 있도록 했다. 이때 합성된 무정형 고분자 물질은 태양전지에 적합한 배향(配向)*2을 가지는 것뿐만 아니라 전하 이동에 방해가 되는 결정 표면이 없고, 열에 의한 결정화가 일어나지 않아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효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무정형 고분자 물질을 사용해 최고 13.2%의 효율을 얻었고, 고온 조건에서도 120시간 후에도 89%의 효율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에 보고된 것보다 효율이 높고, 안정성이 뛰어나다.

연구를 주도한 박태호 교수는 “높은 효율과 뛰어난 안정성을 가진 차세대 태양전지의 대량 생산에 필요한 친환경 공정의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라며 “양자점 태양전지의 정공 전달 물질뿐만 아니라 차세대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 유기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에 도입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정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기초연구사업이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 ‘나노기반소프트일렉트로닉스 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무작위 공중합
어떤 단량체 단위를 발견할 확률이 인접 단위의 종류와는 무관계한 단위체 순서가 무작위인 공중합

2. 배향
고분자로 이루어진 고체물질 속에서 미세 결정이나 고분자 사슬이 일정방향으로 배열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