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학 김기문 교수팀, ‘치매의 적’ 단백질 응고, 인공세포로 샅샅이 파헤친다
[IBS‧POSTECH·대구가톨릭대 연구팀, 인공세포 이용해 세포 내 단백질 응고 생성·전파 과정 밝혀]
현대 의학이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질병이 있다. ‘치매’라고도 불리는 알츠하이머병이 그것인데, 단백질의 응고가 질병을 일으키는 이유 중 하나로 알려졌을 뿐 정확한 진행 과정을 알기는 어려웠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인공세포를 이용해 ‘베일에 싸여 있던’ 세포 내 단백질의 응고 과정을 샅샅이 파헤쳤다.
화학과 김기문 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단장)·통합과정 이홍근 씨, 장영태 교수(연구단 부단장) 연구팀은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박경민 교수(前 IBS 연구단 그룹리더)와 공동으로 인공세포를 이용해 단백질 응고 과정을 밝혔다.
이 연구성과는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결과로, 화학 분야 권위지 중 하나인 ‘JACS’에 최근 게재됐다.
단백질의 응고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졌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이 과정을 직접 관찰할 수는 없었다. 단백질은 고도로 복잡한 생리학적 환경에서 복합적인 단계를 거쳐 응고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사람이 나이가 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의 세포 환경을 모방해 인공세포를 만들고, 이 환경에서 단백질 응고가 나타남을 확인했다. 세포 소기관 모델, 여러 세포가 모인 세포 조직 모델 등 다양한 세포 환경을 모방해 각 환경에서 단백질 응고체가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도 했다.
또, 인공세포와 실제 세포가 섞인 환경에서 단백질 응고가 전염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로써 인공세포를 사용한 단백질 응고 연구가 생체 환경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단백질 응고의 발생과 세포 간 전파를 관찰할 수 있는 좋은 모델임을 입증했다.
한편, 이 연구는 IBS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