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학 이인수 교수팀, ‘세포’처럼 촉매 반응도 정밀하게 조절한다

2022-08-16 472

[이인수 교수팀, 자기 물질 촉매와 플라즈몬 촉매 합친 나노반응기 개발]

[“단계별 촉매 반응을 원격으로 조절…95% 수율의 시남알데하이드 생성”]

우리가 가만히 있을 때도 몸속 세포는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세포에서는 다양한 화학반응이 잇달아 일어나는데, 반응의 각 단계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조절되면서 생명이 유지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세포’처럼 촉매 반응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이중 촉매를 개발했다.

화학과 이인수 교수·아미트 쿠마(Amit Kumar)·니티 쿠마리(Nitee Kumari) 연구조교수·석사과정 임종원 씨 연구팀은 자기 물질 촉매와 금속 촉매를 합친 나노반응기를 개발했다.

둘 이상의 촉매를 합친 나노반응기는 연속적인 촉매 반응을 일으켜 정밀한 화학물질의 합성을 돕는다. 다만 합성 과정에서 각 단계가 광범위한 온도와 압력에 의해 서로 영향을 받아, 반응 단계를 각각 조절하거나 부반응을 억제하기 매우 어려웠다.

연구팀은 자기 코어-촉매와 플라즈몬*1 껍질-촉매로 구성된 자기-플라즈몬 다중 모듈형 나노반응기를 개발했다. 나노반응기 중심에는 자기 물질이, 테두리에는 플라즈몬 껍질이 각각 자기장과 근적외선의 영향을 받아 선택적으로 촉매를 활성화한다. 열이나 압력을 가하지 않고도 원하는 곳에만 열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서로 다른 촉매의 간섭을 최소화해 부반응을 일으키지 않을뿐더러, 생물에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

자기장과 근적외선을 이용해 원격으로 나노반응기를 조절한 결과, 단순한 출발물질들 사이의 원팟(one-pot) 연속반응을 통해서 높은 부가가치의 시남알데하이드(Cinnamaldehyde)를 95% 수율로 생산할 수 있었다.


이인수 교수는 “이 나노반응기를 이용하면 생물의 몸속에서 지금까지 합성할 수 없었던 복잡한 형태의 약물을 합성할 수 있다”며 “나아가 질병을 진단하는 동시에 치료하는 테라노시스(Theranostics)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창의·도전연구 기반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Lano Letters)’ 8월호 보충표지논문(Supplementary Cover)으로 실렸다.


1. 플라즈몬
금속 내의 자유전자가 집단적으로 진동하는 유사 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