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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감종훈 교수팀, 무인 보트를 이용한 저수지 물 건강 상태 진단
[POSTECH 감종훈 교수팀, 무인 보트로 수심과 수질 이중 모니터링 성공]
얼마 전 아프리카에 사는 코끼리 100여 마리가 마실 물이 부족해 집단 폐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25년 약 25억 명이 물이 부족해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기후 위기로 인간과 동물을 위한 물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지금, 이와 같은 참사를 막으려면 수질과 수량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 무인 기기를 활용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감종훈 교수·박사과정 이광훈 씨 연구팀은 무인 보트를 활용한 첨단 기술로 저수지 수심과 저수지 표층 질산염(NO₃⁻) 농도를 동시에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수자원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수자원 연구 (Water Resources Research)’지(誌)에 게재됐다.
수심과 질산염 농도는 사용 가능한 물의 양과 수질을 모니터링 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다. 대기와 토양 영양분이 축적된 질산염은 여러 경로로 하천에 유입되는데, 지나치게 많아지는 경우 수생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을 위협할 수 있다. 또, 수질은 강수량과 물 사용량 등의 영향도 받으며, 수온이 상승하는 경우 용존 산소량이 줄어 수질이 떨어진다.
수자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려면 질산염 농도와 수심을 동시에 측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 둘은 측정 시기와 장소에 따라 편차가 크고, 기존에는 한 지점에서만 수심을 측정하는 경우가 많아 저수지에 저장된 물의 총량에 대한 산정값 정확도를 보장할 수 없다. 최근에는 무인 장치 또는 기기를 활용해 이를 보완하고 있지만, 질산염 농도와 수심을 동시에 측정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무인 보트를 이용해 질산염 농도와 수심을 함께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2021년부터 1년 동안 전기화학 센서가 장착된 보트를 통해 경상북도 포항시에 있는 저수지(달전지)의 질산염 농도와 수심을 동시에 측정한 것이다. 총 30회에 걸쳐 측정한 결과, 질산염의 양은 계절에 따라 1톤에서 최대 4톤까지 증가했으며, 강한 강우 이후에는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 그 양이 기존 관측 방식과 비교했을 때, 최대 17% 적게 계산됐다. 측정 시기나 특정 기상에 따라 수질이 과대 · 과소 평가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무인 보트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달전지에 축적된 질산염 총량을 보여주는 고해상도 지도 제작에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측정 기간이 1년으로 길지 않고, 포항이라는 지역에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지만 질산염 농도와 수심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연구를 이끈 감종훈 교수는 “수자원 환경 연구에서 무인 로봇 기술의 잠재력과 한계를 동시에 확인했다”며, “무인항공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차세대 한국형 수자원 관리 시스템에 대한 청사진이 될 것이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집단연구사업과 해양-육상-대기 탄소순환시스템 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좌) 무인 보트를 활용한 달전지 수심과 질산염 농도 관측 모습
(우) 보트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제작한 고해상도 질산염 총량 지도 (2021년 11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