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환경 민승기 교수팀, 점차 길어지는 한반도 폭염…지구온난화가 “원인”
[인간 활동이 긴 폭염에 미치는 영향 밝혀]
2018년은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가장 극심한 폭염이 기승을 부린 한 해였다. 서울의 최고 기온은 39.5℃, 평균 폭염일수 31.5일, 열대야일수 17.7일, 온열질환자수 4526명, 사망자수 48명이라는 무서운 기록과 가축 908만 마리, 어류 709만 마리 폐사 등 800억원대의 경제손실을 남겼다.
쬘 폭(暴), 불꽃 염(炎). 단어의 뜻 그대로 불꽃처럼 햇볕이 내려 쪼이는 살인적인 더위를 말하는데, 그 지속기간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팀은 최근 폭염이 점차 길어지는 원인이 ‘인간’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김연희 연구교수, 박사과정 이상민씨 팀은 옥스퍼드대학과 영국기상청과의 공동연구를 통하여 인간 활동이 한반도 폭염의 지속기간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밝혔다. ‘미국기상학회보(Bulletin of the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 특별호에 소개된 이 연구는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2018년과 같은 강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폭염의 발생가능성이 4배 이상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폭염이 강해지고 더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은 많이 보고되었지만, 폭염의 지속기간과 지구온난화의 연결고리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인간 활동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늘어날수록 장기간 지속되는 폭염이 증가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한반도 폭염 지속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고해상도 기후모델 실험을 수행했다.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인간 활동을 포함한 모델실험과 인간 활동이 배제된 모델실험을 각각 수천 번 반복하여 비교한 결과, 2018년 여름과 같은 장기지속 폭염은 인위적인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그 발생확률이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승기 교수는 “고해상도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비교 분석하여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우리나라에 폭염이 더 오랜 기간 계속될 수 있음을 정량적으로 확인했다”며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장기지속 폭염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기상청 기상See-At기술개발, 국립기상과학원 기상업무지원기술개발,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 ‘비가역 기후변화 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