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POSTECH, 홍합단백질로 “뗐다 붙였다”하는 생체접착제 개발
차형준 교수팀, 자가복원성 생체접착 단백질 하이드로젤 개발
거센 파도가 치는 바위에서도 단단하게 붙어 있을 수 있는 홍합의 비결은 강한 접착력을 가진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을 이용해 수술부위나 상처를 꿰매지 않고 피부를 ‘풀’처럼 붙이거나 뼈나 혈관을 접합시키기 위한 접착제, 혹은 지혈제 등 다양한 의료용 생체접착제로 만들고자 하는 연구는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물속에서도 접착력을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차례 뗐다붙여도 접착력에 변함이 없는 ‘자가복원성 생체접착 단백질 하이드로젤’이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개발됐다.
POSTECH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 연구팀은 실제 홍합의 접착 메커니즘을 활용, 생체접착에 활용가능한 홍합단백질 기반의 하이드로젤*1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또, 접착단백질과 철(Fe) 이온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가교(cross-linking)*2 반응을 일으켜 반복적으로 접착과 탈착을 해도 접착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자가복원(self-healing)’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현재 의료 생체접착제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피브린 계열의 생체접착제로 인체에는 비교적친화적이지만, 낮은 접착력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생체접착제가개발되고 있지만 합성고분자를 이용하는 접착제들이 주가 되고 있어 인체에서 활용할 경우의 독성 등의 부작용들이 또 다른 단점으로 부각됐다.
홍합접착단백질은 접착력도 우수할 뿐 아니라 인체에도 무해하다는 점에서 대안 중 하나로 제안됐지만, 홍합에서 추출할 수 있는 단백질의 양이 적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다.
유전공학을 이용, 홍합접착단백질 대량생산기술을 갖추고 있는 차 교수팀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인체에는 무해하면서도 기존의 접착소재보다 3배 이상의 높은 수중 접착력을 가진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했다.
이 접착제는 홍합접착단백질과 철 이온 간 가교 반응을 이용해 자가복원력을 갖추도록 해, 다양한 메디컬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연구를 주도한 차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홍합접착단백질을 직접 이용해 하이드로젤 제형의생체접착제로 처음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는 면에서 기존 접착제를 대체할 차세대 생체접착소재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높다”며 “생체접착소재 뿐만 아니라 배터리와 같은 전자재료 분야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추후 연구를 통해 가능성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해양생명공학기술사업의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기술개발’과 POSTECH의 ‘차세대 과학자(Rising Star)’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바이오소재 분야의 권위지 ‘바이오매크로몰레큘스(Biomacromolecules)’ 5월호에 게재됐다.
1. 하이드로젤(hydrogel)
고분자 간의 가교(cross-linking)를 통해 네트워크를 만들어 젤(gel)화된 소재를 의미하며 많은 양의 물을 함유하고 있다. 이런 젤은 물에 대해서도 저항성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 접착기능을 추가하면 생체접착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2. 가교(cross-linking)
고분자 사슬을 특정 위치에서 화학적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교차라고도 한다.
[참고 그림]
1. 홍합접착단백질 기반 하이드로젤 시스템
위 그림은 본 연구에서 개발된 홍합접착단백질 기반 하이드로젤 생체접착소재 시스템의 형성 기작을 도식화한 것이다. 홍합접착단백질에 포함되어 있는 도파 잔기와 철 이온의 상호작용과 pH조절을 통한 하이드로젤 형성 유도과정이 그 첫 번째 기작이고, 도파 퀴논 형태로의 유도를 통해공유 결합을 형성시킴으로써 하이드로젤을 형성시키는 과정이 두 번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