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POSTECH AI대학원, 세상을 바꿀 AI 싹틔우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며 AI(인공지능) 분야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POSTECH의 인공지능대학원(이하 AI 대학원)이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있다. AI 대학원은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정부와 대학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9월 POSTECH이 추가 선정됐다.
POSTECH AI 대학원은 풍부한 AI 교육 경험과 노하우, 최적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우수한 AI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젊고 우수한 전임 교수진은 POSTECH의 장점 중 하나다. 현재 11명으로 구성된 교수진은 2023년까지 26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체계적인 준비와 많은 관심 속에 신입생 선발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12월 실시된 첫 입시에선 석사과정과 박사과정, 석·박사 통합과정 등 3개 과정에 걸쳐 18.5%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특히 석·박사 통합과정의 경우 합격률 9%를 보였다.
엄정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POSTECH AI 대학원은 오는 3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교수진과 신입생, 교육 인프라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교육을 이끌어갈 AI 대학원의 젊은 교수진을 만나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 융합·협업 능력 必···‘AI + X’ 인재로 거듭
어린 시절 만화영화를 보며 인공지능과 로봇에 동경을 가졌던 소년은 컴퓨터비전 약지도 영상 인식 분야의 최고 연구자 반열에 올랐다. 주인공은 AI 대학원의 곽수하 교수다.
곽 교수는 POSTECH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인리아(INRIA) 연구소와 파리고등사범학교(ENS),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을 거쳐 2018년 2월 POSTECH에 합류했다.
곽 교수의 주 연구분야는 컴퓨터비전이다. AI가 화면에 나타난 물체를 구분하거나, 영역을 분할하는 등 시각 정보를 인지한다. 특히 사람의 도움을 최소한으로 받는 약지도학습 영상인식 AI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그는 “2010년도 이전에는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범죄 분석이나 감시 등의 비중이 높았다”라며 “최근에는 자율주행자동차, 의료영상부터 얼굴변환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하게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가 일상에 더 가깝게 자리 잡아가며 빠른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런 트렌드에 맞는 교육과정이 포함된 AI 대학원이 인재양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입학 예정인 대학원생들에게 기대감과 함께 조언을 전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스스로에게 아쉬운 부분은 수학을 더 깊이 있게 공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AI에 있어 수학적 기본기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신입생뿐만 아니라 AI 분야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수학 분야에 기반을 튼튼하게 다져두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한 협업하는 능력 역시 필수로 꼽았다. 곽 교수는 “이제 혼자서는 경쟁력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운 시대다. 다른 사람과의 협업이 필수로 자리 잡았다”라며 “AI 대학원의 인재상 중 하나인 ‘AI + X’가 되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와 융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곽 교수 연구팀은 생명과학과 김상욱 교수 연구팀과 정기적으로 미팅을 갖고 있으며, 이외에도 비슷한 연구를 하는 교원들끼리 모여 연구분야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협업과 발전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곽 교수는 “논문 집필, 학회 발표 등 정량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남들과는 다른 독창적인 연구를 찾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그리고 이를 다시 후배 연구자들과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 그동안의 학습을 다시 AI에게 학습시키다
지난해 8월 POSTECH의 부임해 이제 약 6개월의 시간을 보낸 옥정슬 교수는 아직은 낯설지만, AI 대학원에 대한 기대감을 여실히 나타냈다.
옥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기전자 공학을 전공 후 대학원을 거쳐 2016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스웨덴 왕립공과대학(KTH), 워싱턴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거쳐 POSTECH에 합류했다.
옥 교수는 기계학습과 강화학습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옥 교수는 최소한의 가정이 된 AI가 낼 수 있는 성능의 한계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무런 사전정보가 없는 AI가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학습방법이 주목받았지만 실제 현장에선 기본적인 정보를 포함한 최적의 알고리즘과 파훼법이 존재한다. 즉 최소한의 정보로 최적의 결과를 낼 수 있는 AI에 대한 연구다.
옥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2018년 AI 분야 최고권위 학회인 NeurIPS(Neural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s)에서 한국인 제1저자로 구두발표를 했다. 당시 구두발표는 30인에게만 기회가 주어졌으며, 총 4,856명 중 0.6%에 해당하는 인원이었다. 한국인으로서도 유일했다.
그는 농업, 축산업, 공업, 제조업 등 시대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해결 방법론의 연장선으로 AI를 이해한다며 “AI 연구를 통해 새로운 문제해결법을 개발하는 동시에 다양한 분야로 적용 및 확대하여 산업전반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AI 인재양성이 중요하다. 옥 교수는 “AI대학원은 AI를 하나의 학문이자 교육과정으로 인정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라며 “기존 AI 이론과 연구를 배우고,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교육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배경으로 POSTECH AI 대학원의 인적 역량을 꼽았다. 그는 “높은 경쟁률 속에 엄정하게 선정된 신입생들의 기대역량이 높다”라며 “또한 젊은 교수진은 우수한 연구역량과 함께 급변하는 AI분야 트렌드를 흡수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협업도 자유롭게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옥 교수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같은 연구의지를 가진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공동 연구실’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라며 “논문 공유부터 연구방향 설정, 새로운 방법론 제시 등 다양한 시너지가 활발하게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옥 교수는 새롭게 함께할 신입생들에게 “우리의 연구는 기계에게 배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자가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10년 넘는 경험을 가진 학습전문가들이 모인 만큼, 서로 같이 토론하고 발전하는 AI 대학원을 만들어나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전했다.
◆ 글로벌 AI 인재육성의 장으로
POSTECH AI 대학원은 새학기를 시작으로 국내 AI 핵심인재 양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서영주 주임교수는 “2020년은 AI 대학원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기존 대학원들과 융합을 통해 단단한 기반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라며 “여기에 POSTECH의 교육, 연구, 산학협력 인프라가 더해져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AI 인재를 배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속적인 교수진 영입과 교육 환경 구축을 이어갈 예정이다. 서 교수는 “인공지능 분야의 높은 관심과 투자로 전문가 확보가 중요하다”라며 “지난해 세계 최고 석학교수 6명을 POSTECH AI 대학원 교수로 초빙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영입을 통해 최고의 교수진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리더로서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도 계획되어 있다. AI 대학원은 스탠포드대학교, 카네기멜론대학교, 미시건대학교, 일리노이대학교 어버너 섐페인캠퍼스 등과 협력을 맺어 교환학생을 파견할 예정이다.
또한 NASA, 인리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엔비디아, 인텔 등 글로벌 협력 기관에 인턴 및 장기연수를 진행하고, 실리콘밸리 인공지능 기업 탐방 기회 및 최우수 국제 학술대회 참가 지원 등을 추진 중이다.
서 교수는 “POSTECH AI 대학원은 가장 모범적인 대학원 운영을 통해 대한민국 AI 대학원의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며 “AI 분야를 선도하는 세계 최고의 교육·연구·산학협력 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