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POSTECH-KIST 공동연구팀, 의식-무의식간 ‘임계전이 현상’ 밝혀 (2012.12.18)
<인셉션>처럼 의식과 무의식이 공존할 수 있을까?
POSTECH-KIST 공동연구팀, 의식-무의식간 ‘임계전이 현상’ 밝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대표작이자, 결론을 놓고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한 영화 <인셉션(Inception)>은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 인간이 개입해 생각을 훔치고 현실을 바꾸는 설정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영화 속에서 무의식 영역인 ‘림보’에서 주인공은 기억에 의존해 새롭게 세계를 구축한다. 이처럼 의식과 무의식은 한꺼번에 공존할 수 있을까.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김승환 교수팀․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센터 최지현 박사 공동연구팀은 살아있는 쥐를 이용, 생체의 뇌신호를 통해 의식의 상태를 정의하고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전환될 때 일어나는 임계전이현상*1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 연구는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이는 뇌에서도 부분적으로 깨어 있는 뇌부위가, 의식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뇌에서도 부분적으로 활동이 정지된 뇌부위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대뇌피질시상회로 내에서 밝힌 최초의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는 과학 뿐 아니라 철학, 의학은 물론 예술적 관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문제지만, 아직까지 수수께끼가 많은 분야로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걷고 있는 쥐에 마취제를 주사한 뒤 운동과 촉각인지에 관련된 신호를 대뇌피질과 시상회로에서 측정, 뉴런이 정보전달을 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특정한 뇌파를 추적했다. 이들은 통계물리학적 방법을 신경과학에 적용, 뉴런이 정보전달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변수로 만들어 의식과 무의식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 결과, 의식을 잃거나 찾을 때 뇌의 상태가 급작스럽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 두 상태 사이에서 큰 요동을 보이며 바뀌는 임계전이현상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이러한 변화가 자성계(磁性界)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변화 과정에 따라 서로 다른 경로를 따르며, 이 과정에서 의식과 무의식 상태가 공존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밝혀냈다.
물리학과 신경과학의 학제간 연구로 일궈낸 이 연구성과는 의료사고 방지 등을 위해 학계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의식과 무의식을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대리표지자(surrogate biomarker)’개발에도 활용되는 것은 물론, 의식과 무의식 상태의 정보흐름 구조를 규명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