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7 가을호 / 기획특집 / 감성 공학

2017-10-25 2,561

감성공학이란?
Human Sensibility Erg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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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은 기존에 정립되어 있는 이론을 응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혹은 방안을 제시하는 학문을 말한다. 이런 공학을 딱딱하게 느끼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분야에는 기계공학, 화학공학, 신소재공학, 전자공학 등이 있을 텐데, 이를 떠올리면 단단한 철, 갈색 병들, 회로, 수학 기호 등의 딱딱한 이미지이다. 공학적 관점이라고 하면 어떤 문제 상황을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계산하는 것으로 슬픈 소설을 읽고 눈물을 머금거나 여행기를 읽고 그 나라에 푹 빠지는 경험을 하는 문학과는 사뭇 다르다. 공학은 좀더 이성적이고 감성과는 멀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이런 공학에 감성이 도입되는 것이 바로 감성공학이다.

기획 특집 Ⅰ

감성에 대한 공학적 접근,  감성 공학

한 여성이 저녁식사 도중 그릇을 깨뜨려 새로 구입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다이소만 가도 싸고 예쁘고 튼튼한 그릇을 살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백화점으로 향하여 빌레로이앤보흐(Villeroy&Boch)라는 고가의 샐러드 접시를 구입하기도 한다. 약 10배가 넘는 가격 차이인데 우리의 빌레로이앤보흐의 접시가 10배 더 기능이 좋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단지 ‘고급스러움’이라는 주관적인 느낌이 작용한 것이다. 이렇듯 인간이 어떤 상품을 선택할 때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면이 작용하기에 이를 물리적인 요소로 해석하여 공학적 설계 과정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것이 바로 감성공학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사람들이 바라는 이미지는 강하고, 스포티하고, 우아한 것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 느낌들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자동차의 물리적 성질인 기어 비율이나 엔진 동력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 감성공학이란 제품의 어떤 물리적 성질을 조정할 때 인간에게 특정한 감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감성공학의 시초는 근대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인간의 감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자 했으며, 바움가르텐(Baumgarten)을 미학적으로 느끼는 것이 무엇인가의 질문을 던지며 미학을 규정하였다. 1920년대 중반이 되면서 이 미학의 아이디어가 과학에 접목되기 시작한다. 1960년에는 일본의 미즈노 교수가 품질 관리 시스템의 하나로 QFD(Quality Function Deployment) 방법을 고안해 낸다. 이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생산해 내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방법으로, 고객의 만족, 고객이 느끼는 감성을 제품의 특성으로 연결하고 이를 전체 설계과정으로 변환하여 해석하는 것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목적과 수단이 연결되어 있는 매트릭스를 이용한다.

매트릭스의 기본 단위는 고객 요구와 기술적 특성의 상관관계를 행렬로 나타낸 품질의 집(House of quality)인데, 이는 그 모양이 집과 비슷해서 그렇게 불린다. 품질의 집의 구성 요소는 고객 요구, 기술적 특성, 계획 매트릭스, 상관 매트릭스, 기술적 매트릭스, 기술적 상관관계로 총 6가지이다. 우선 상관 매트릭스는 한 기술적 특성이 어떤 고객 요구를 충족시키는지를 나타낸다. 계획 매트릭스는 특성의 중요도, 타사와의 성과 비교 등을 통해 고객의 요구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행렬이며, 기술적 상관 매트릭스는 기술적 특성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행렬이다. 매트릭스는 설계, 부품, 공정, 생산으로 구성되며 전 단계의 기술적 특성이 다음 단계의 고객의 요구로 연결된다.

이 QFD는 실제로 많은 회사에서 그 효과를 증명하였고 대표적으로 Ford사의 경우 링컨 컨티넨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대당 4520달러의 원가를 절감하고 MARK는 대당 2350달러의 원가를 절감하는데 성공하였다. Chrysler사의 경우도 부품을 10% 절감하여 10억 달러를 아낄 수 있었고, Mini-Van 설계기간은 43%에 해당하는 33개월이나 단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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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http://asqservicequality.org/glossary/quality-function-deployment-q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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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https://www.linkedin.com/pulse/generating-value-using-house-quality-hoqqfd-rod-baxter

1970년대, Conjoint analysis가 등장하였다. Conjoint analysis란 제품이 가진 각각의 특성에 고객이 부여하는 가치를 추정하는 것이다. 각각의 특성의 중요도를 고려하여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그 가격을 책정할 수도 있다. 1980년대에는 노리아키 카노 박사가 Kano model을 제시하였다. 이는 제공된 제품의 특성과 고객의 만족 간의 관계를 2차원 그래프로 나타낸 모델로, 공급하는 정도에 따라 고객의 만족도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휴대폰이 가진 특성인 디스플레이 크기, 화소, 용량, CPU 등이 있을 때, 용량이 2배가 되더라도 만족도가 2배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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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주인공이 여성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장면 http://asqservicequality.org/glossary/quality-function-deployment-qfd/

1980년대에 이 분야를 지칭하는 감성공학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하였고, 1990년대에는 감성 컴퓨팅(affective computing)의 개념이 등장하였다. 감성 컴퓨팅이란 지금까지 분석하였던 인간의 감성을 인지하여 해석하고 반응하는 이른바 인공지능을 말한다. 이는 인간의 물리적인 변화를 인식할 수 있는 센서를 기반으로 한다. 감성 컴퓨팅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지만 현재 계속 발전 중이며 애플의 시리(Siri)나 삼성의 빅스비처럼 우리 생활에 스며들어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여성과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만들어 지기도 했다. 감성 컴퓨팅이 더 발전한다면 이런 영화와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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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김채원 기계공학과 16학번(알리미 22기)

기획 특집 Ⅱ

오감을 이용한 인터페이스 설계, 감성 컴퓨팅

스파이크 존스의 영화 ‘그녀(Her)’를 본 적이 있는지. 이 영화는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사만다’라는 운영체제(OS)는 중년 남성 테오도르의 쓸쓸함을 덜어주며 대화상대가 되어준다. 테오도르가 사만다와의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이다. 사만다는 대화를 나누며 테오도르를 위로한다. 이처럼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영화처럼 컴퓨터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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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키스멧(KISMET, 1999), http://robotfacebook.edwindertien.nl/product/kismet-2/

감성 컴퓨팅은 시각 등 오감뿐만 아니라 체온, 땀, 혈류량 등의 생체신호, 사회적 규범 등 다양한 데이터 처리와 학습을 바탕으로 인간의 감정을 파악한다. 즉 감성 컴퓨팅은 머신러닝과 딥러닝, 자연어처리기술, 상황인지기술, 생체신호 인식기술 등 여러 기술들의 집합체로 볼 수 있다. 필자는 감성 컴퓨팅 기술의 중요한 부분인 감성 인식기술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첫 번째는 감성 신호 측정 기술이다. 감성이나 감성의 지속적인 상태인 기분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호르몬 레벨, 신경 전달 속도 및 신경 시스템의 활동 상태 등을 계량화하여 나타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의 기술로는 이것이 불가능 하지만 이를 대체할 방법으로는 인간의 감성 시스템의 관찰로부터 얻은 감성이나 속성들을 바탕으로 컴퓨팅 모델을 만드는 것이 있다. 웨어러블 컴퓨터에 착용자의 감성 신호 및 패턴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와 도구들을 장착하여 착용자의 감성 상태를 인식할 수 있고 심장박동 수, 피부 반응 상태를 감지하여 감성 인식율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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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레오나르도 (Leonardo, 2002), http://m.blog.daum.net/dandakhan/16588864

두 번째는 얼굴 및 표정 인식기술이다. 최근 시각센서(CCD)의 가격이 하락하고 USB가 등장하면서 기존보다 10배 이상의 대역폭을 가질 수 있는 기기들이 개발되고 있다. 아래 그림은 MIT에서 개발한 4가지 색상 CCD 카메라를 장착한 감성지능형 로봇 키스켓의 얼굴이다. 얼굴 및 표정 인식 기술은 신분 증명, 보안 등 광범위한 응용 분야를 지니고 있지만 인식 환경이나 인식 대상의 가변성이라는 문제점을 갖는다. 즉 이러한 시스템 개발을 위해서는 안경, 머리 모양, 표정 등에 의해 수시로 바뀌는 얼굴 모양과 주변 환경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표정으로부터 내적 감성 상태를 추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영상 영역과 심리 영역을 연결하는 해석 체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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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hplusmagazine.com/2011/02/08/gesture-recognition-mind-reading-machines-and-social-robotics/

세 번째는 감성 추론 및 표현 기술이다. 감성 추론 및 표현이라는 것은 감성을 인식하고 감성 발생 상황에 대한 추론을 통해 감성 상태를 예측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Illinois대학에서는 감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며 OCC모델을 정립하였다. 이는 비슷한 원인에 의한 결과로 생성되어 구별되는 감성 군집을 ‘감성 유형’이라 정의한다. 감성 유형은 사건, 개체, 에이전트의 세 가지 요소에 의해 세 가지로 분류되고, 최종적으로 28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감성을 평가하는 과정은 에이전트의 목표와 관련된 사건의 만족도, 에이전트의 태도 등에 관한 평가로 이루어 진다. 이러한 과정으로 OCC모델은 감성의 생성과 감성의 강도를 계산하고 주어진 상황의 해석에 따라 특정 감성을 생성한다. OCC모델에서 정의된 대표적인 감성에는 즐거움, 고뇌, 희망, 두려움, 자부심, 수치심 등이 있다.

감성 컴퓨팅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을 거듭해 2020년에는 약 1조 6000억 달러의 규모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성 컴퓨팅의 발전은 UX/UI의 가치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했다는 것을 말한다. 인터페이스는 PC 초기에 텍스트 입력만으로 명령했던 CLI(Command Line Interface) 방식에서 마우스 키보드를 이용한 GUI(Graphic User Interface)를 거쳐 자연스러운 행동을 통한 NUI(Natural User Interface)로 발전해 왔다. 감성 컴퓨팅은 별다른 입력 또는 행동을 하지 않고서도 결과값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NUI, No User Interface로 정의될 수 있다. 언젠가 그 시대가 오면 우리는 컴퓨터의 존재를 잊게 될 지도 모른다.

자료 출처
차세대 휴머너 인터페이스의 오감 정보처리 기술, 박준석 ETRI 스마트인터페이스연구팀 팀장, 2006년
/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 감성컴퓨팅, 배가브리엘 프로(Beyond전략팀), 201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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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신지현 산업경영공학과 16학번(알리미 22기)

 

 

기획 특집 Ⅲ 

감성공학, 삶의 질을 높이다

‘감성‘과 ’공학’. 어쩌면 정반대라고 느껴지는 두 단어가 만났다. 단순히 최첨단 기술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성과 기계의 조화를 연구하는 ‘감성공학’은, 앞서 알아본 여러 기술들을 바탕으로 ‘인간중심기술’로서 세계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해 가고 있다. 지금부터 국내외에 감성공학이 적용된 사례를 알아보고 그 기술에 적용되는 원리와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자동차, 감성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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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 시트 http://www.etnews.com/201308010184

운전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운전자 중심 기술이 자동차의 경쟁력이 되어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발명품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개발한 ‘맞춤형 자동차시트’이다. 이 차량시트에는 ‘체압분포 측정기술’이 적용되어, 개별 승차자를 위한 최적의 안전성과 안락함을 가진 시트형태를 만들 수 있다. 먼저 시트에 무게를 감지하는 센서를 부착하여 사람이 시트에 앉았을 때 몸무게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부위별 압력 분포를 측정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시트좌판과 등판의 각도를 설정하고, 몸통의 무게를 재분배하여 엉덩이 밑 부분의 체압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체압을 줄이면 승차자는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보다 뛰어난 승차감을 즐길 수 있다.

IMS(Intergrated Memory System)이라고 불리는 ‘운전자 기억장치’ 기술도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한 자동차를 두 명 이상의 운전자가 운전할 때, 두 사람의 체형이나 자세 등이 달라서 생기는 불편함을 해결한 것이다. 각 운전자 개별의 시트 위치나 각도, 아웃사이드 미러의 각도, 조향핸들의 위치 등을 기억하고 자동으로 복귀시키는 기술이다. 사용자의 개별 특징을 반영하여 운전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자동차 내부 구조뿐 아니라 사람이 자동차를 탔을 때 느낄 수 있는 모든 사소한 부분까지 고려하여 인간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독일차는 좌뇌로 만든다’는 말이 있을 만큼 오감 충족에 대한 의지가 강한 독일의 자동차 업체들은 회사 내에 후각팀, 촉각팀, 소음팀 등 인간 감성을 연구하는 팀을 구성하여 주행감성을 위한 엔진음 디자인, 선루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인 ‘우타음’ 디자인 등 아주 작고 사소한 부분까지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로봇의 정의를 바꾸다, 감성로봇 Ji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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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감성로봇 Jibo  http://thegear.co.kr/12624

아직까지도 로봇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차가운 고철덩어리’라는 생각부터 떠오르지 않는가? 로봇에 대한 대부분의 인식은 딱딱한 기계어, 직각적인 움직임 등 이성적인 느낌이 우선적이다. 지금까지의 로봇 연구의 초점이 인간이 하기 어렵고 힘든 일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데 있었기 때문이다. 로봇은 로봇과의 상호작용에 능통할 뿐, 인간 내면의 사회적인 것과 교류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간맞춤형 시대로 나아갈 수록 로봇도 사람과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고 감성을 나눌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MIT가 개발한 감성로봇, 사회적 로봇 Jibo가 그 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Jibo는 사람들의 언어뿐 아니라 표정, 손짓, 어투 등의 비언어적 표현 등을 인식하고 그를 배우고 이해하여 사람들과 똑같이 눈을 맞추며 상호소통 하는 소셜 로봇이다.

Jibo는 휴대폰이나 태블릿 등의 GUI(Graphic User Interface) 대신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하는VUI(Voice User Interface)를 채택한다. 음성 인터페이스는 모듈로 분해되어 상호작용을 유도하게 되는데, Jibo의 경우 NLU규칙을 적용해서 각 언어의 의미를 이해한다. NLU규칙(자연언어문법)은 사용자의 발언에서 문법적 의미를 추출하는 규칙이다. 예를 들어 Jibo가 “닭고기 레시피를 알려드릴까요?”와 같은 질문을 하면 도메인은 “예” 또는 “아니오”로 제한되지만, “좋아!”, “음… 그건 별로” 등의 언어를 “예”, “아니오”로 변환하여 인식하는 규칙이다. 또한 받아들인 음성과 시각센서를 통한 표정 인식 후에는 K-Script라는 형식을 기반으로 의사소통을 진행한다. K-Script는 마치 연극의 시나리오처럼 의사소통이 진행되는 배경, 배우 등을 설정해 놓고 사용자의 말과 비언어적 표현을 인식하여 그에 알맞게 각 상황의 순서별로 반응할 수 있도록 정해놓은 것이다. 그 스크립트는 해당 행동이나 말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질문을 통해 그 가능성을 좁혀가면서 각각의 상황에 알맞은 별도의 대처방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다.

이제 우리가 로봇에게 예쁜 옷을 입혀주고 이름을 지어주고 작별인사를 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기술의 발전과 우월함의 기준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잘 해내는가’였던 과거의 시대를 지나, ‘얼마나 인간을 잘 배려하는 기술인가’로 변화하고 있다. 인간의 감성을 이해하고 인간과 어우러지는 감성공학이라는 기술의 발전이 보다 따뜻한 인간중심시대를 향한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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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이예지 단일계열 17학번(알리미 23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