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7 가을호 / 포스텍 연구실 탐방기 / 철강대학원 GIFT
포스텍 연구실 탐방기 / 철강대학원 GIFT
‘연구 중심, 소수 정예, 대학원 중심의 대학’이라는 설립 배경으로 출발한 ‘POSTECH’에는 연구에 몰두하는 많은 대학원생과 교수님들 그리고 연구원들이 있습니다. 필자는 이렇게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연구소들의 탐방기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 호에 탐방할 연구소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철강기술 분야에서 공인을 받은 철강전문대학원 ‘GIFT(Graduated Institute of Ferrous Technology)’입니다. 우리나라의 핵심 소재산업으로 국가 경제 발전을 이끌고 있는 철강 분야를 다루는 이곳에서는 어떤 연구를 할까요?
먼저, 철강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청동기 시대에는 청동기뿐만 아니라 석기로 만든 다양한 물건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 시대를 청동기 시대로 부르는 이유는, 문명의 발전 단계를 구분할 때 인류가 사용한 가장 중요한 재료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철기 시대’라고 칭하는 것은 철강이 현대 산업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재료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철은 지구 무게의 약 1/3을 차지하는 풍부한 자원으로, 다른 재료에 비해 경제적인 공정을 통하여 생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합금원소와 제조방법에 따라 폭넓은 특성을 가질 수 있어, 수송기계 및 에너지, SOC 등의 기반산업뿐 아니라 첨단 전자산업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특성을 가장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소재로서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철강대학원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우리 학교 철강대학원은 철강에 대한 A부터 Z까지를 연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연구기관입니다. 물론, 철강에 대한 교육‧연구를 수행하는 대학기관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도 몇몇 기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철강의 제조 공정 및 특성, 응용기술을 통합적으로 교육하고 연구하는 기관은 철강대학원 밖에 없습니다. 철강 연구는 공정과 특성에 대한 분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실험실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를 산업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쇳물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최종 제품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서 요구되는 기술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합니다. 철강대학원 교수님들이 교육‧연구하는 분야는 철강의 거의 모든 부분을 망라하고 있으며, 포스코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하여 철강 산업 혁신을 위한 첨단 연구를 이끌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활발한 연구 활동 참여를 통하여 철강에 대한 폭넓은 통찰력과 전문적인 지식을 동시에 배울 수 있습니다.
철강대학원의 연구 분야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인류가 철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대략 기원전 2000년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철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50년 전, 광학현미경으로 철의 표면을 관찰한 것이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이야기하면, 다양한 합금원소의 역할, 제조방법에 따른 특성의 변화, 미세조직의 형성과정 등을 이해하면서 철강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한 세기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죠. 물론, 그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철강기술은 철강이라는 재료가 가지고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철강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단편적이고 경험적입니다. 철강대학원에서는 이론, 모델링, 실험기법 등을 이용한 집중적인 연구를 통하여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식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기존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철강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연구를 몇 가지 소개해 주세요.
철강에 대한 연구는 크게 혁신 공정에 대한 연구와 새로운 합금 개발에 대한 연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철강 공정에 대한 연구는 철광석과 코크스를 이용하여 쇳물을 만든 후, 합금원소를 첨가하고 불순물을 제거하여 슬라브라는 반제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 대한 것이며, 온실가스 저감 및 에너지 효율 향상, 불순물에 대한 극한 제어, 고상과 액상의 계면반응, 응고과정에 대한 이해 등이 중요한 연구 분야입니다. 철강 신합금 개발에 대한 연구는 합금 설계, 열처리에 따른 상변태와 미세조직의 형성, 미세조직과 특성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기존의 한계를 돌파한 새로운 철강을 만들어내는 분야입니다. 최근 철강대학원에서는 경량 합금원소를 활용하여 철강의 비중을 10% 이상 감소시키면서도 기존 철강에 비하여 더욱 우수한 특성을 가지는 경량 철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초고층 빌딩, 친환경 자동차, 초대형 선박 등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많은 철강 제품 속 철강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철강분야, 대단하지 않나요?
글_이진현 신소재공학과 17학번(알리미 23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