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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여름호 / 학과 탐방 Ⅱ / 분자가 이끄는 무한한 확장성의 장 / 화학과
분자가 이끄는 무한한 확장성의 장 / 화학과
많은 사람들이 화학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흰 가운을 입은 대단한 과학자를 떠올리곤 합니다. 플라스크에 있는 물질을 섞다가 펑 하고 터지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죠. 하지만 화학은 일상 그 자체입니다. 여러분이 먹고 입을 때 쓰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화학에 포함됩니다. 이러한 화학을 가르치는 곳, 화학과에 대해서 소개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화학은 물질의 성질을 연구하고 다른 물질로 바뀌는 반응을 연구하는 기초과학 분야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연구 분야들 중 유일하게 자신이 연구하는 대상을 직접 만드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먼저 화학을 크게 6가지로 분류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유기화학은 탄소로 이루어진 유기화합물의 구조와 성질, 반응과 합성을 연구하는 분야로, 입체 화학적 성질, 반응 메커니즘, 분광학적 분석 등의 내용이 포함됩니다.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는데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분야가 바로 유기화학입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새로운 의약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있습니다.
물리화학에서는 원자/분자의 구조 및 특성, 화학반응이론 등 화학의 기본 원리를 연구합니다. 분자를 양자역학적으로 구조를 판단하고, 분자 분광학, 결정과 액체의 구조학, 광화학, 분자 동력학 등의 물질의 구조와 전자의 움직임을 위주로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무기화학은 탄소 기반의 유기물질을 연구하는 유기화학과 달리 주기율표의 모든 원소들의 화학결합과 분자구조를 이론적으로 다루며, 특히 전이금속과 비금속 사이의 배위결합에 대한 이론적 원리를 다루는 분야입니다.
분석화학에서는 다양한 연구에 응용 가능한 새로운 분석기법 및 분석기기를 개발하고 이들을 이용하여 기존의 방법으로는 접근하기 힘들었던 문제들을 해결합니다. 분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특성을 확인하고 양을 측정하기에 어려움이 있는데, 이를 해결해 주는 것이 분석화학자가 하는 일입니다.
고분자화학에서는 새로운 기능성고분자와 고성능고분자의 설계와 합성의 출발점인 고분자 구조와 성질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연구에 주력합니다. 주요 연구 대상으로는 환경친화성 고분자, 고분자 나노 복합체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즉, 인류가 사용하는 금속을 제외한 모든 물질인 고분자를 다루는 분야입니다.
생화학은 생명현상들을 화학적인 관점에서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생체 물질의 기능과 구조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실생활과 관련된 생명현상의 이해나 응용을 유도할 수 있는 전반적인 지식은 물론 생명과학의 문제들을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하는 분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백질이나 DNA와 같은 생체 분자들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생체 메커니즘을 분자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는 생화학을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화학은 역시 실험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화학과에서는 위에서 이야기하는 6가지 분야의 이론을 배울 뿐만 아니라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까지 매 학기마다 배운 내용들을 직접 실험하는 실험과목들이 있습니다. 더해서 직접 대학원에서 진행되는 연구를 해볼 수 있는 연구참여 프로그램은 실제 현장 분위기를 미리 접해볼 뿐만 아니라 실전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론과 실험이 균형이 잡혀있는 커리큘럼을 통해 화학과 학생들은 미래의 과학자로서 연구자의 소양을 기르게 됩니다.
화학과에서는 학부생들이 학업이나 진로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포스텍 내 최대 규모의 선후배 학습 멘토링 시스템, 학부생들이 원하는 화학과 졸업생 선배님을 직접 초빙해 진로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학부생 세미나, 선배들의 각 전공과목과 교양과목, 학점교류 등의 리뷰를 담은 화학과 과지인 ChemiSTORY, 김욱·이인숙·장태현 장학금과 같은 학부생들의 학업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각종 장학금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화학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장점들입니다.
학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니 화학과가 재미없는 과가 아닌지 의문을 품게 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화학과는 공부할 때는 공부하고 놀 때는 확실히 노는 학과입니다. 매 학기 화학과 학부생들이 모이는 개강·종강총회, 화학과 전체가 모여 뷔페 식사를 하는 종강파티, 다 같이 놀면서 친해지는 MT, 실험이 끝날 때 조교님들과 함께 진행하는 실험 뒤풀이, 함께 고기를 구워먹는 고기파티 등의 행사들이 많습니다. 화학과 학부생들은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면서 자주 만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됩니다. 여러분도 화학과에 오시는 지금 꿈꾸는 그 대학생활을 마음껏 즐기실 수 있습니다.
화학은 물질의 성질에 대해 탐구하기 때문에 그 어떤 과학 분야보다 확장성이 큽니다. 그렇기에 연구뿐만이 아닌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고 그 어떤 진로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 자부할 수 있습니다. 기초를 잘 하는 사람이 응용을 잘 하듯이 화학을 배우게 된다면 현상을 이해하거나 설명하고 응용할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어디서든 필요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이 화학에 대해 흥미를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CH 화학과는 항상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우성 | 화학과 16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