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1 여름호 / 최신 기술 소개

2021-07-20 88

01 힘이 필요한 부위에 붙이는 근육 옷감

올해 4월 한국기계연구원은 옷에 부착하여 사람의 근육을 도와 더 많은 힘을 쓸 수 있도록 해주는 인공 근육을 옷감의 형태로 개발하였습니다. 나아가 이를 응용하여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머리카락보다도 2배가량 더 얇은 40μm 정도의 굵기의 형상기억합금을 스프링 형태로 꼬아서 실을 만들고 그 실을 엮어 근육 옷감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실제 옷감을 만드는 방식과 비슷하여 기존에 사용하는 직조기를 이용한 대량생산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 손바닥 크기의 근육 옷감이 6.6g 정도밖에 되지 않아 매우 가볍고 이 크기로 무려 1500배에 달하는 10kg을 들어 올릴 수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근육 옷감을 옷에 부착하여 실험을 진행한 결과 부착 전에 필요했던 힘의 50% 정도만 사용했습니다. 보통의 형상기억합금은 다른 모양으로 변형시키더라도 가열에 의해 다시 변형 전의 모양으로 되돌아오는 성질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사용한 합금의 경우 전류를 흘려주면 근육이 수축하듯이 형상기억합금이 수축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성질을 활용해 전류를 적절히 조절하며 근육 수축과 이완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근육 옷감이 택배, 공사장과 같은 육체적 노동 분야나 헬스케어, 재활 분야에까지 적용될 미래가 기대되네요!

 

02 촉감을 원격으로 전송하는 기술 텔레햅틱

원격으로 통신하는 기술은 정보화 시대 이후 우리에게 익숙한 기술이 되었는데요. 단순히 시각이나 청각 정보가 아닌 촉각 정보도 전달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전에도 이런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어져 왔지만 이번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15m 원격에서 촉감을 주고받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답니다. 이 텔레햅틱(tele-haptic)이라는 기술로 연구진은 금속, 플라스틱, 고무 등 여러 가지 물질의 질감을 주고받는 실험에 성공하였고, 또한 촉감으로 ‘E T R I’라는 글자도 모스부호화하여 전송했다고 합니다. 센서를 통해서 촉감, 질감, 소리를 무려 97%의 정확도로 동시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어떤 과학적 기술이 사용된 것일까요? 먼저 기계를 동작시키는 액추에이터, 힘을 가하면 전기를 만드는 압전소재, 그리고 센서 등이 필요합니다. 센서로 촉각 정보를 수집하고 액추에이터를 통해 이 정보를 촉각으로 재현합니다. 특히 압전 액추에이터는 기존 단순 적층 세라믹 구조를 변형한 멀티몰프 방식을 사용하며 높은 출력과 11배의 변위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때 멀티몰프 방식은 압전 소재의 분극 방향을 번갈아 가며 적층하는 기술을 말한답니다. 또 30μm의 압전 복합체 센서를 유연 기판 위에 인쇄하여 최소 1mm 크기부터 제작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기술을 고도화하여 자동차나 장애인의 재활, 현실 세계가 반영된 가상 공간인 메타버스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가올 미래에는 사고 싶은 옷의 질감을 온라인으로 느끼고, 촉감까지 적용된 VR, AR 기술이 등장할 수도 있겠군요!

 

03 새로운 음식 레시피를 창조하는 AI

사람들은 항상 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고 이러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시행착오가 이루어집니다. 이제는 이런 노력도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이 대신하는 시대가 되었답니다. 식재료 속 성분을 학습하고 조합을 구성하여 새로운 레시피를 만드는 AI가 고려대 강재우 교수 연구팀과 ‘SONY AI’의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되었습니다. AI가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식재료에 포함된 화학적 성분과 기존 레시피에 대한 학습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 학습에는 1,561개의 화학 분자의 정보와 100만 개의 레시피에서 분석한 식재료 간의 관계를 통합하여 그래프로 구성한 ‘FlavorGraph’가 활용되었습니다. 2019년에 개발된 인공지능 모델의 경우 레시피 정보만을 활용하였다면 이번 모델은 화학적 정보를 추가하여 더 정교한 레시피를 도출하였다고 합니다. 즉 화학 분자와 식품 간의 새로운 관계를 예측하여 새로운 맛의 조합을 창조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죠. 앞으로는 개인의 유전적 특징, 건강 상태, 생활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인 맞춤형 레시피와 식단을 추천하는 정밀 영양 프로그램을 구축할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입맛과 건강까지 생각한 레시피! 기대되지 않나요?

 

04 논란 종결 이황화탄탈럼은 부도체

이황화탄탈럼(TaS2)은 온도 변화에 따라 전도성과 초전도성에 민감한 변화를 보여 센서와 메모리에 활용될 수 있기에 지금껏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예전부터 이황화탄탈럼으로 실험한 결과, 상온에선 전기가 흐르는 도체이지만 절대온도 200K 이하에서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로 바뀌는 특성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양자역학을 이용한 이론적 계산에서는 200K에서도 도체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실험과 이론의 엇갈린 결과로 지난 40년간 물리학계에서 논란이 되었는데요. 이번 UNIST와 막스 플랑크 연구진에 의해 200K에서 이황화탄탈럼은 부도체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이 명확해졌습니다. 양자역학적 계산 시 사용한 밀도범함수이론에서 ‘전하밀도파’ 상태가 제대로 고려되지 않은 것이 논쟁의 원인이었습니다. 이때 전하밀도파는 임계점 이하의 온도일 때 금속의 전자가 가지는 파동 형태의 전하 밀도를 말합니다. 또 밀도범함수이론은 전자의 위치와 밀도를 알 수 있는 양자역학적 계산 방법으로, 수많은 전자를 개별적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입자계 즉, 전자 밀도의 개념으로 가정합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가정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를 바로잡았고 이 과정에서 양자역학 계산법을 한 계단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산화탄탈륨의 경우 일반 부도체와는 다르게 모트(Mot) 부도체라는 특수한 부도체의 형태를 띤다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일반 부도체는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길 자체가 없다면, 모트 부도체의 경우 전자의 길은 있지만 전자가 매우 빼곡하게 채워져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의 물질이라고 하네요. 앞으로 이러한 양자역학적 연구로 더욱 놀라운 물리적 성과가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글. 화학공학과 19학번 25기 알리미 임창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