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2 여름호 / 알리미가 만난 사람

2022-07-18 374

힘든 순간이 왔다는 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는 증거예요.

노현우 선배님과의 이야기

 

여러분은 대학을 졸업한 뒤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많은 포스테키안 구독자분들께서 해외의 유명한 기업에 가거나 관심 있는 분야에서 연구하는 것을 한번쯤 꿈꿔보셨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이번 여름호 <알리미가 만난 사람>에는 학부 졸업 후 2년간 기업에 계시다가 포항으로 돌아와 대학원 생활을 하시며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와 Google, DeepMind에서의 인턴을 모두 섭렵하신 노현우 선배님의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현재는 OpenAI의 Research Scientist로 계신 노현우 선배님을 함께 만나볼까요?

 

#1. 전국의 포스테키안 구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항공과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학부는 07학번, 대학원은 15학번인 졸업생 노현우입니다. 지금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OpenAI라는 연구 기관에서 Research Scientist로 일하고 있습니다.

 

#2. 현재 하고 계신 일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OpenAI가 어떤 곳인지 말씀을 드리자면, OpenAI는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혹은 AGI라고 불리는 범용 인공지능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때 범용 인공지능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 시스템을 말하는데요. OpenAI는 그런 범용 인공지능에 대해서 연구하고 모든 인류에게 이롭게 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인공지능 연구 기관입니다. 저도 이곳에서 그런 범용 인공지능을 개발하고자 하는 목표에 기여하고 있어요. 실제로 제가 하는 일은 인공지능이 이전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프로그래밍을 통해 구현하며, 개발된 인공지능이 저희가 원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실제로 평가하는 그런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3. 선배님께서는 학사 학위를 받으신 뒤 기업에 2년 정도 계시다가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셨는데요. 혹시 대학원 생활을 결정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우선, 저는 원래 기업에 가기 전에도 인공지능 연구를 하고 싶어서 연구하기에 기업이 더 좋을지 대학원이 더 좋을지 고민을 많이 하다가, 먼저 기업에 가기로 했어요. 기업도 학교에 있을 때 교수님 추천을 받아서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컴퓨터 비전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 조직에 들어가서 일했었고요. 그렇게 기업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며 지내다가 갑자기 대학원 생활을 결정하게 됐던 계기는, 제가 기업에 있는 시간이 인공지능에서 아주 중요한 연구적인 breakthrough들이 있는 시기였기 때문이에요. 이전의 연구들은 어떤 얼굴을 찾는다든지 사람을 찾는다든지 굉장히 기본적이고 기계들이 할 법한, 인공지능에 국한되어 있는 연구들이 많았어요. 반면에 제가 대학원에 가기로 할 때는 범용 인공지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이와 관련하여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아이디어가 담긴 연구들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던 시기였어요. 그 연구를 보면서 저도 빨리 이 분야에 논문을 쓰고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점점 커져서 더 늦기 전에 얼른 대학원에 가야겠다고 결심했던 것 같아요.

 

#4.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계셨으며, 박사 과정 중 Google과 DeepMind에서의 인턴을 거쳐 현재는 OpenAI에서 Research Scientist로 근무하시기까지. 많은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생들도 선망하는 세계적인 기업에서 지내오셨는데요. 혹시 그 과정에서 겪으신 일 중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경험이 있으실까요?

먼저, 의외로 이런 기업에 갈 기회가 대학원을 통해 많이 열려 있다는 걸 깨달았던 게 컸어요. 원래는 세계적인 기업에 가서 일해보는 게 굉장히 멀게만 느껴졌었는데요. 대학원에 다니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논문을 쓰고, 그 논문을 제 이력으로 삼아 가보고 싶었던 해외에 있는 회사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실제로 DeepMind와 OpenAI의 경우 이메일과 회사 홈페이지의 지원 폼을 통해 컨택하고 메일이 오면 인터뷰를 보는 방식이었어요. 멀리 해외에 있는 회사니까 제가 범접할 수 없는 곳에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막상 실제로 지원하는 과정은 전혀 멀지 않다는 게 신기했어요.

또 한 가지, Google과 DeepMind에서의 인턴 과정이 배운 것도 많고 굉장히 좋은 시간이었지만 아주 즐겁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원하던 꿈 같은 회사에 왔기 때문에 열심히 성과를 내고 싶은데 제가 생각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정말 많았거든요. 그래서 실패가 당연하다는 것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좌절하고 혼자 힘들어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지금 잘 안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고, 잘 안되는 과정을 겪다 보면 자연스럽게 잘 되는 날이 오더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5. 제 주변에도 졸업 후 대학원 진학과 취업 중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은데요.이렇게 진로를 고민하는 이공계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사람마다 고민하는 게 다 다르고 상황이 다 달라서 일반적인 조언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주변의 선배나 친구를 통해서 자신이 관심 있는 곳에 대한 정보를, 어떤 곳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아보는 게 도움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무언가를 선택하는 상황에서 일이 잘됐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일이 잘 안 돼도 기쁜 마음으로 견뎌낼 수 있을지, 모든 일엔 장단점이 있는데 단점을 잘 견뎌낼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대학원을 고민할 때의 경험을 공유해드리자면, 나중에 대학원에 간 게 후회가 될까 봐 노트를 적어본 적이 있어요. 내용을 말씀드리자면, 대학원에서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도, 얻지 못할 수도 있으며 그 과정이 행복할 수도, 힘들 수도 있지만 노트를 적는 그 시점에서는 모든 방면으로 봤을 때 대학원에 가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거예요. 이러한 기록들을 통해 그때의 나는 최선의 선택을 했으며, 이 길이 잘못되더라도 내가 아주 크게 망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알려주는 게 힘든 순간이 왔을 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6. 마지막으로, 포스테키안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는 분이 저한테 했던 말 중에 가슴에 와닿아서 가끔 생각나는 말이 있거든요.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자 할 때 힘든 순간이 오면, 그건 내 결정이 잘못됐거나 내가 가려는 방향과 적성이 맞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는 뜻이라는 거예요. 내가 지금 힘들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거니까. 힘들 때 ‘나는 이것밖에 안 되니까 나는 못 하는 거야.’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내가 지금 힘든 건 제대로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야.’라고 생각하라는 말이 가슴에 남아 있어서, 이런 얘기를 공유하고 싶었어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고 끊임없이 도전하여, 인공지능 분야에서 자신의 위치를 높여 오신 노현우 선배님. 어떤 얘기를 해주면 좋을지 고민하시는 모습과 경험에 기반한 조언에 진심으로 후배들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져 내내 마음이 따뜻했던 인터뷰였습니다. 선배님의 말씀처럼, 여러분도 힘든 순간이 찾아왔을 때 자신을 믿고 계속해서 나아간다면 한 단계 더 성장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 내어 좋은 말씀 해주신 노현우 선배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글 / 컴퓨터공학과 20학번 26기 알리미 박정은